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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현대차 게임체인저로 간다, 정의선 브랜드 기반은 제네시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1-11-08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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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고급브랜드를 필요로 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현대차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때부터 고급브랜드를 꿈꿨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때에 와서야 조금씩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넓혀가고 있다.

현대차는 왜 이처럼 고급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힘쓸까?

현대차에 고급브랜드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동안 고급브랜드 육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짚어본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이한재 기자


곽보현(이하 곽) : 이한재 기자. 제네시스는 사실상 정의선 회장의 작품으로 평가되지 않습니까. 

2016년 브랜드 론칭부터 지속해서 사업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정의선 회장은 왜 이토록 고급브랜드를 키우려 하는 건가요?

이한재(이하 이) : 고급브랜드는 단순한 하나의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곽 : 그게 무슨 뜻인가요, 일반브랜드와 비교해 고급브랜드의 의미는 남다르다는 것인가요?

이 : 맞습니다. 전기차 신기술이 개발됐다고 가정해 봅시다. 

어디에 가장 먼저 쓸까요. 당연히 고급브랜드에 먼저 씁니다. 

고급브랜드에는 첨단기술과 앞선 디자인 요소뿐 아니라 브랜드가 자동차를 대하는 태도 등이 집약적으로 들어갑니다.

완성차업체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만큼 큰 상징성을 지닙니다.

곽 : 현대차그룹 전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제네시스가 중요하다, 뭐 이런 건가요?

이 : 그렇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현재 현대차를 완성차 제조업체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서비스업체로 탈바꿈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수소사회 이미지도 선점하는 등 미래기술에 더욱 힘을 싣고 있고요.

결국 친환경차시대 패스트팔로워에서 벗어나 게임체인저가 되려고 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중요하고 그 역할을 제네시스가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곽 :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정 회장이 지금 수소사회를 외치고 있는데 이런 비전도 브랜드 이미지가 뒷받침돼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브랜드 이미지가 낮은 업체가 아무리 미래기술을 선도한다고 외쳐봐야 공허한 외침에 그칠 수 있으니까요.

이 : 게임체인저의 위상은 애플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모두 다 알고 있듯 애플은 자동차회사가 아닙니다. 

하지만 애플과 전기차에서 협력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 나와도 전통 완성차업체의 주가는 요동칩니다. 

현대차와 기아도 예외는 아니었고요. 이는 게임체인저로서 애플이 지닌 브랜드의 힘이기도 합니다.

곽 : 애플을 보니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해 브랜드 힘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확 와 닿는군요. 

현대차는 그동안 해외에서 판매 확장에 힘쓰는, 볼륨을 중시하는 일반브랜드 이미지가 강했지요. 

지금의 이미지로 미래 모빌리티사회를 선도하기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고요.

이 : 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 전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제네시스가 필요한 것입니다.

곽 :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독립브랜드로 출범한 지 벌써 6년째인데, 제네시스 출범 이후 브랜드 이미지 강화효과가 나타나고 있나요?

이 : 고급브랜드 전략의 효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는 현재 미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저가 이미지를 조금씩 벗고 제값받기 전략을 쓰고 있는데요. 

이게 먹혀 들어가고 있는 것도 시기적으로 제네시스를 론칭하고 난 다음입니다.

고급브랜드 제네시스가 대중 브랜드인 현대차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곽 : 제네시스는 고급브랜드인 만큼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습니까.
 
G90 같은 경우는 1억도 넘어가는데요. 자체 수익성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이 : 맞습니다. 현대차는 최근 몇 년 사이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한 단계 올라갔고 단단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증권업계에서는 그 한 축으로 제네시스의 성공을 꼽습니다. 이는 제네시스 판매가 앞으로 늘어날수록 현대차 수익성이 지속해서 늘어난다는 얘기구요.

곽 : 제네시스 성공으로 현대차도 제값받기가 가능해진다고 했는데 그런 측면까지 고려하면 수익성 개선 속도가 더욱 빨라지겠군요.

이 : 네. 현대차는 매해 CEO인베스터데이를 통해 높은 수익성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제네시스 성공이 핵심요인으로 꼽힙니다.

곽 : 제네시스사업의 의미는 단순히 제네시스 판매 확대에 그치지 않는군요. 

제네시스 성공이 현대차그룹 전체 이미지 강화뿐 아니라 미래기술 이미지,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업의 무게가 상당하게 느껴집니다. 

그만큼 고급브랜드가 완성차에 중요하다는 얘기일텐데 현대차는 그동안 고급브랜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나요?

이 : 현대차가 고급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지금 제네시스에 힘을 주고 있는 것은 정의선 회장이 맞지만 시작은 그 이전을 이어집니다.
 
고급브랜드 육성은 정몽구 회장의 꿈이기도 했습니다.

곽 : 미국 등 해외에 심어져 있는 현대차의 저가 이미지를 벗기 위해 고급브랜드가 지속해서 필요했을 테니까요.

이 : 맞습니다. 아까 이야기했듯 현대차는 기본적으로 볼륨브랜드를 지향했습니다. 

현대차는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불리한 제품 경쟁력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는 저가 마케팅을 적극 활용했고 불가피하게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얻게 됐습니다.

곽 : 저가 이미지와 고급브랜드 하니까 토요타의 렉서스가 생각나는군요.
 
렉서스는 고급 브랜드가 완성차업체 전체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히죠.

이 : 네. 렉서스는 토요타가 1980년대 미국에서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1989년 론칭한 브랜드입니다. 

이후 토요타는 렉서스가 고급브랜드로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 단단하고 기술력을 지닌 브랜드로 거듭났습니다.

곽 : 1990년대를 생각해보니 렉서스뿐 아니라 닛산의 '인피니티' 혼다의 '아큐라' 등도 해외에서 고급브랜드 전략을 내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높였군요.

현대차는 초창기에 일본에서 기술을 많이 배웠는데 일본차의 고급브랜드 전략이 정몽구 회장에게 자극이 됐겠습니다.

이 : 맞습니다. 정몽구 회장이 2000년대 고급브랜드 론칭을 적극 검토한 데는 일본차의 고급브랜드 전략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전략이 렉서스와 자주 비교되는 것도 이 때문이고요.

곽 : 하지만 그때는 왜 독립브랜드로 출시하지 않았나요. 그때 했다면 제네시스의 역사가 더욱 길어졌을 텐데요.

이 : 시기상조로 여겼던 것 같습니다. 

현대차에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인데 2000년대 미국시장은 제너럴모터스, 포드, 크라이슬러 등 완성차업체들의 사세가 크게 줄면서 불확실성이 지속해서 커질 때입니다.

곽 :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가 발생하면서 더 그랬죠. 

미국의 전통 제조업인 자동차산업이 2000년대 들어 크게 휘청거렸던 기억이 있네요.

이 : 맞습니다. 그래서 현대차는 고급브랜드 론칭을 미룹니다. 

당시는 미국 현지 공장을 증설하고 판매량을 늘리며 미국시장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때이기도 했거든요. 

브랜드 이미지보다는 외형 확장이 중요했던 시기였죠.
 
곽 : 그래서 당시에는 독립된 브랜드로 출범하지 못하고 2008년 현대차의 고급차로 제네시스를 출시했군요. 

이 제네시스를 지금 제네시스의 시작으로 보고 있지요?

이 : 네. 정몽구 회장은 당시 독립브랜드로 제네시스를 출시하지는 못했지만 고급차로 상품성을 인정받기 위해 품질 강화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곽 : 정몽구 회장은 애초부터 품질경영으로 유명한데 제네시스 출시 때는 남양연구소를 수없이 찾아 직접 제품 상태를 점검할 정도로 많은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지지 않습니까.

이 : 그렇습니다. 2008년 나온 제네시스 1세대 차량들도 여전히 거리에서 자주 보입니다.
 
그만큼 내구성 좋게 잘 만들어진 모델이라고 볼 수 있죠. 

제네시스 초창기 이런 품질 강화기조는 여전히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요.

곽 : 올해 미국에서 제네시스가 잘 나가는 데는 올해 초 타이거 우즈 사건도 있지 않나요? 

타이거 우즈가 제네시스 GV80을 타고 가다가 사고가 났는데 크게 다치지 않아서 안전성이 부각한 점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습니다.

이 : 네.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품질 안전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제네시스는 미국에 진출한 첫 해인 2016년 G80를 시작으로 매해 미국에 출시하는 새 모델 모두가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의 최고 안전등급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신뢰도 높은 안전성 평가 결과는 제네시스 미국 판매를 뒷받침하고 있고요.

곽 :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대부분 판매가 줄었지만 제네시스는 3분기 미국에서 판매량이 200% 넘게 늘었다고 하죠.

정의선 회장이 제네시스를 통해 아버지의 꿈을 현실로 바꾸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전기차 전환이라는 대변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 시기는 내연기관차시대 후발주자로 출발할 수밖에 없었던 현대차에겐 분명 기회입니다.

정의선 회장은 이 시기를 그냥 흘러보낼 수도, 아님 기회를 잡아 글로벌 완성차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도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친환경차시대 게임체인저가 될지 내연기관차시대처럼 패스트팔로워로 남을지,어쩌면 앞으로 2~3년 동안 제네시스의 움직임을 통해 이를 먼저 알아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CEO톡톡 제네시스와 정의선 회장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 끝까지 시청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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