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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희영 CJ그룹 브랜드전략 고문 |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최측근이자 숨은 실세로 알려진 노희영 CJ그룹 브랜드전략 고문이 탈세혐의로 검찰조사를 받는다. 노 고문은 외식업계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며 TV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어 대중들에게도 인지도가 높다. 노 고문의 검찰조사에 따라 이 부회장의 CJ그룹내 리더십도 흔들릴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CJ그룹 계열사 이용해 53억 원 탈세의혹
검찰에 따르면 노 고문은 조세포탈과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노 고문은 자신이 운영하는 H컨설팅펌을 통해 CJ그룹 계열사들과 거래하면서 48억 원어치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개인소득세 5억 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노 고문은 2003년 어머니 명의로 레스토랑 창업컨설팅업체인 H컨설팅펌을 세웠다. 이후 지난해 6월까지 운영하다 폐업처리한 뒤 다시 본인 명의로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4월 서울지방국세청이 CJ그룹 계열사 세무조사를 하던 중 이 같은 혐의를 포착해 검찰에 고발했다. 구체적 혐의 입증을 위해 검찰은 노 고문에게 19일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어느 정도 수사가 진척되는 과정에서 노 고문을 소환한 것”이라며 “소환에 불응할 경우 재차출석을 요구할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노 고문의 혐의가 CJ그룹으로 크게 전이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노 고문의 조사는 CJ그룹이 아닌 개인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이 특이사항을 포착하지 않은 이상 국세청 고발내용을 중심으로 수사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CJ그룹도 “이번 노 고문과 관련한 검찰조사는 CJ그룹과 무관한 개인적 조세포탈로 알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 노 고문은 누구?
노 고문은 그동안 이미경 부회장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 왔다. 이 부회장은 이재현 회장의 누나로 이 회장의 공백을 메우면서 CJ그룹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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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
노 고문은 최근 ‘CJ 내 서열 5위’라고 불릴 정도로 그룹내 위상이 높아졌다. 노 고문은 이 부회장에게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고 밝혀 공식적 브랜드 자문이 아닌 ‘고문’이란 호칭을 얻어 냈다.
노 고문은 굵직한 사업전략뿐 아니라 주요 임원인사에도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노 고문을 중심으로 임원들끼리 ‘줄타기’가 생길 정도다. 이재현 회장의 최측근이던 이관훈 전 CJ 대표가 5명으로 구성된 'CJ그룹경영위원회'에서 빠진 것도 노 고문과 세력다툼에서 밀렸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많다.
노 고문이 탈세혐의를 받은 탓에 이 부회장의 리더십이 덩달아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가뜩이나 이 부회장의 ‘측근 경영’에 불만을 가졌던 임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노 고문의 부상은 CJ그룹이 급속도로 이미경 부회장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징후였다”며 “이 부회장이 비선이 아닌 그룹경영위원회라는 공식창구를 통해 CJ그룹을 경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 고문은 2004년 당시 ‘베니건스’ ‘마켓오’ 열풍을 일게 한 오리온의 일등공신이었다. 노 고문은 2010년까지 오리온에서 부사장을 지내다 돌연 CJ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가 떠나자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이 실적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말들이 전해지기도 했다.
노 고문은 최근 CJ E&M이 운영하는 케이블채널에서 요리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마스터 셰프 코리아3’의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CJ E&M은 “5천만 시청자가 별로라고 해도 이미경 부회장이 좋다면 사업을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부회장의 입김이 센 곳이다. CJ E&M은 노 고문의 조사결과를 지켜보겠다면서도 당장 21일 노 고문이 출연한 방송을 내보낼 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