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리스크에 따른 저평가에서 벗어나 본업 경쟁력 위주로 다시 평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에 대한 지원 가능성 때문에 그동안 실적에 비해 저평가 받아왔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일 “현대상선의 자구안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채권단의 조건부 자율협약도 진행 중”이라며 “현대상선의 유동성 문제가 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로 전이되거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의사결정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는 기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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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현대엘리베이터는 본업인 엘리베이터사업에서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위기에 빠진 계열사들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왔다.
이 때문에 증권 전문가들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 리스크로 계열사 지원 가능성을 꼽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과거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현대상선 주가에 연동하는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2011년에서 2013년까지 5천억 원이 넘는 파생상품 손실이 발생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에도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고 현대상선에 자금을 대여하는 등 현대상선을 지원했다. 특히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아산 지분을 인수하면서 개성공단 폐쇄 여파를 받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현대상선의 남은 과제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협상을 4월 안에 종료해 선박 차입금을 축소하고 회사채 만기 연장, 증권 담보 차입금 상환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통해 부채비율을 400% 아래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매각이 완료되고 현대상선의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아산을 중심으로 꾸려지게 된다.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국내 승강기시장에서 점유율 45%가량으로 9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에도 탄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매출 1조6722억 원, 영업이익 1844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2015년과 비교해 매출은 15.4%, 영업이익은 17.8% 증가하는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3월31일 올해 들어 최고치인 5만4800원까지 올랐으나 그 뒤 이틀 연속 하락해 4일 5만38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상선 주가는 현대증권의 매각 소식에도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현대상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61% 하락한 2070원에 거래를 마쳤다. 1월 초 주가였던 4천 원과 비교해 3달여 만에 반토막났다.
현대증권의 매각대금이 바로 현대상선에 유입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점이 작용했다고 증권가는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