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이 D램 출하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겠다고 예고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1분기 D램 실적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2분기에 D램 출하량을 늘릴 것으로 보여 D램시장에서 출혈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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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왼쪽)와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마이크론의 주장대로 마이크론이 D램 출하량을 2분기부터 크게 늘린다면 현재와 같은 수요부진 상황에서 D램 수급과 가격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마이크론은 3월30일 1분기 실적(2015년12월4일~2016년3월3일)을 발표하며 2분기부터 업계의 D램 출하증가율보다 높은 수준의 출하증가율을 유지해 실적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론은 1분기에 영업적자 500만 달러(약 57억 원)를 내며 적자로 전환하자 공격적인 출하량 목표치를 제시했다.
마이크론은 20나노 D램 생산비중이 50% 이상으로 크게 늘어 원가를 개선했고 이미 생산해놓은 D램 재고도 충분해 본격적으로 출하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이 2분기에 D램 출하량을 늘리기 시작하면 D램시장에서 ‘치킨게임’ 양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D램 가격은 IT기기산업의 부진으로 재고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마이크론이 생산량을 늘리기 시작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 된다.
현재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삼분하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D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6.4%, SK하이닉스가 27.9%, 마이크론이 18.9%를 차지했다.
송 연구원은 “D램 시장은 현재 전방산업의 수요가 갑작스럽게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메모리반도체업체들은 D램을 저가에 판매하기 시작하며 부진한 업황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 D램 사업에서 받은 타격을 만회해야 하는 만큼 올해 2분기부터 D램 출하량을 늘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이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2조2200억 원을 거둬 직전 분기보다 21% 감소할 것이며 SK하이닉스도 영업이익 5100억 원을 내 직전 분기보다 48%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4월 들어서도 D램의 수요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인데 적자를 기록한 마이크론이 다급해진 모양새”라며 “국내 반도체업체들도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마이크론의 견제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