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1조 원의 손실을 낸 송가 해양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정성립 사장은 큰 짐 하나를 내려놓으면서 앞으로 해양플랜트에서 더 이상 추가 손실을 내지 않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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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대우조선해양은 31일 노르웨이 송가오프쇼어가 발주한 반잠수식 석유시추선 마지막 4호선을 선주에게 인도했다고 밝혔다.
송가프로젝트는 대우조선해양 입장에서 애증이 서린 해양플랜트 공사다.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석유시추선 2기, 2012년 추가 2기를 잇따라 수주하며 반잠수식 시추선 분야의 강자로 입지를 굳혔다. 전체 계약규모는 22억7천만 달러였다.
하지만 건조과정에서 잦은 설계변경이 문제가 됐다. 발주처 요구에 따라 기본설계를 맡은 유럽지역의 엔지니어링사는 설계를 110차례나 변경했다. 이 때문에 기자재 조달도 차질을 빚으면서 공사가 지연됐다.
1호선은 2014년 말 인도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6월에 인도가 이뤄졌고 4호선까지 척당 평균 10개월씩 인도가 지연됐다.
이 때문에 발생한 손실만 1조 원에 이른다. 1호선에서만 3천억 원, 나머지 3척에서 7천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송가 프로젝트에서 입은 손실은 한국 조선업 사상 단일 프로젝트 최대 손실로 기록됐다.
정성립 사장 취임 후 대우조선해양은 영업손실 5조5천억 원을 확인하고 지난 3년 동안의 회계에 반영했는데 송가 프로젝트는 대규모 손실의 주범으로 꼽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에 4호선 인도를 마무리하면서 대금 5천억 원을 수령하게 된다. 이에 따라 유동성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7월 런던해사중재협회에 송가 프로젝트의 지연으로 입은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중재를 신청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송가오프쇼어의 기본설계 오류로 건조가 지연돼 공사비가 추가로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비용보전을 요구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중재신청을 내면 결론이 나기까지 2년 정도가 소요된다. 이르면 올해 안에 중재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내년까지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높다. 중재 결과가 대우조선해양에 유리하게 나오면 이미 반영한 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30일 주주총회에서 “해양플랜트 적기 인도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계획”이라며 해양플랜트에서 추가 손실을 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진행 중인 20건의 해양플랜트 중 9건을 올해 인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송가 4호선을 인도했고 다음달 2척을 인도한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장은 “현재 생산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추가 인도 예정인 8기의 해양플랜트의 인도 일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