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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골프존사업자 비상대책위원회의 2014년 골프존 규탄시위 모습. <뉴시스> |
스크린골프용 시뮬레이터 제조기업인 골프존과 일부 골프존 점주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점주들은 골프존이 성장을 위해 점주의 희생을 일방적으로 강요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골프존은 점주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한다.
◆ “골프존은 점주 희생으로 돈 벌어”
31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500여 골프존 점주들로 구성된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은 골프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골프존이 점주들의 희생을 담보로 성장하는 악덕기업이라고 비난했다.
골프존이 강압적으로 기기를 업그레이드하고 신제품을 무분별하게 출시해 점주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은 골프존이 지난해 대전시에 문을 연 스크린골프 테마파크 ‘조이마루’의 영업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조이마루 때문에 대전시 골프존 사업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송경화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 이사장은 “전국 4800여 골프존 점주들은 골프존의 기계값 폭리와 부당한 코스사용료 징수, 무차별적 시스템 판매로 인한 시장 과포화로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 골프존 “주장 상당수는 사실과 달라”
골프존은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이 주장하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한다.
골프존의 한 관계자는 “IT기반 서비스로서 지속적 투자를 통해 최신 버전의 기기를 개발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또 골프존은 점주들의 주장과 달리 10년간 단 2번만 업그레이드 비용을 청구했고 그것도 실비로 청구해 거의 무상이나 다름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형기기 출시 직전에 구형기기를 구매한 점주에 대한 보상책도 마련해 점주가 신형으로 기기를 교체할 때 구형기기 가격만큼 할인혜택을 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조이마루’에 대해서도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의 주장과 달리 일반 골프존 영업장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다고 골프존은 주장한다.
골프존 관계자는 “조이마루는 스크린골프대회 개최 등 스크린골프문화 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것”이라며 “시설물 활용에 있어서도 일반인 대상이 아닌 회원제로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이마루에서 진행되는 스크린골프 경기나 대회는 TV로 중계방송 되기도 한다”며 “조이마루를 지음으로써 스크린골프가 활성화하고 대중적 문화로 자리잡는 효과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골프존이 프랜차이즈로 업종을 바꿀 것이라는 주장도 과장된 것이라고 골프존은 밝혔다. 과밀 문제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프랜차이즈가 한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골프존 관계자는 “전국의 모든 골프존 점주에게 프랜차이즈 전환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고 점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업종전환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위기의 골프존, 난관 뚫을 수 있을까
골프존은 삼성전자 시스템사업부장 출신인 김영찬 회장이 2000년 세운 스크린골프용 시뮬레이터 제조기업이다. 영업점을 운영하지는 않고 기기를 팔아 수익을 낸다.
김 회장은 사업을 시작한 지 15년 만에 골프존을 시가총액 1조 원대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초반 골프존을 창조경제 모범기업으로 언급한 적이 있을 정도로 업계 안팎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점주와 갈등이 깊어지면서 골프존의 대외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 골프존의 영업점은 전성기 시절 5400여 개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4850개 수준까지 줄었다. 기기 시장점유율도 90%가 넘다가 69%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더 이상 회사의 이미지가 하락하는 것을 막고 상생방안을 찾는데 주력하자는 점주들도 등장하고 있다.
경상남도스크린골프사업자협동조합과 한국시뮬레이션스포츠협동조합, 사단법인한국스크린골프연합회는 일방적 비난을 멈추고 회사와 머리를 맞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자며 23일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의 시위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골프존 관계자는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 외에 골프존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상생방안을 마련하는데 의견을 합친 점주조직이 6개 있다”며 “이들 조직의 회원은 골프존 전체 점주 가운데 절반가량인 2천 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