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규 서진시스템 경영총괄 사장이 반도체장비부품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진시스템은 통신장비부품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인데 에너지저장장치부품에 이어 반도체장비부품사업도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진시스템이 자회사 텍슨을 통해 지분 100%를 인수한 쌤빛과 반도체장비부품사업에서 시너지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서진시스템은 쌤빛 인수를 통해 반도체장비부품사업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2022년부터 본격적 실적 확대가 가능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쌤빛은 반도체나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에 필요한 중고장비의 성능을 개선하는 리퍼비시사업을 하고 있다.
서진시스템은 글로벌 반도체장비업체에 웨이퍼 가공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을 판매한다.
쌤빛이 노후화된 반도체장비를 사들여 성능을 개선한 뒤 재판매하는 과정에서 서진시스템 연결실적이 커질뿐 아니라 반도체장비부품사업이 확대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시스템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이어지며 반도체 생산장비를 향한 수요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 사장은 서진시스템의 반도체장비부품공장을 증설하며 반도체장비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서진시스템은 자회사 텍슨 경북 구미 공장에서 반도체 웨이퍼가공장비의 모듈과 메인 프레임 부품을 제조해 왔다.
전 사장은 최근 구미 공장의 생산시설을 재배치해 기존 공장 전체를 반도체장비부품을 생산하는 시설로 전환했고 추가 증설도 진행했다. 아울러 구미 공장 인근 유휴부지에 기존 공장과 비슷한 규모의 새로운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진시스템은 올해 3분기 경기 화성에 만든 EFEM장비공장의 본격 가동도 들어갔다.
EFEM장비는 웨이퍼에 다른 물질을 입혀 반도체 회로를 깍는 공정을 진행하기 위해 웨이퍼를 이송하는 장치를 말한다. 서진시스템 관계자는 “기존 반도체장비부품 생산회사에서 화성 공장을 통해 반도체장비도 생산할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서진시스템의 반도체장비부품사업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진시스템은 반도체장비부품사업에서 2019년에는 185억 원, 2020년에는 338억 원을 올렸다. 2021년 상반기에는 320억 원을 거둬 2020년 전체 반도체장비부품사업 매출에 근접했다.
서진시스템은 알루미늄 가공기술을 앞세워 그동안 삼성전자 등에 통신장비부품을 공급하는 것을 주력사업으로 해왔다. 2019년만 해도 휴대폰부품을 포함해 통신장비부품 매출비중이 전체의 52%를 차지했다.
코로나19로 세계적으로 5G(5세대 이동통신) 투자가 지연되면서 전동규 사장은 알루미늄 가공기술력을 앞세워 케이스 등 에너지저장장치부품과 반도체장비부품으로 적극적 사업 다각화 전략을 펼쳤다.
서진시스템의 통신장비부품 매출비중은 2021년 상반기 25.7%까지 낮아졌고 대신 에너지저장장치부품은 21.3%, 반도체장비부품은 11.8%까지 커졌다.
전 사장은 2017년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통신장비부품 중심에서 반도체장비부품 등으로 사업부문을 확대해 종합 메탈플랫폼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 약속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전 사장은 1970년 태어나 25살의 나이에 서진시스템의 전신인 ‘서진테크’를 창업했다. 2007년에는 서진시스템으로 회사이름을 바꾸고 법인으로 전환했다. 서진시스템 지분 약 30%를 쥔 최대주주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