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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 낸드사업 인수 1년째 답보, 미중 다툼에 불확실 여전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  2021-10-20 1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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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사업부 인수계획을 두고 중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아직도 받아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승인하지 않는다면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사업 확대 계획에 차질을 피하기 어려운데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대립도 격화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
 
▲ 이석희 SK하이닉스 각자대표이사 사장.

2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과 반도체시장 패권을 다투는 과정에서 글로벌 반도체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에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대규모 인수가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파악된다.

미국 반도체장비회사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일본 고쿠사이일렉트릭(국제전자) 인수를 놓고 중국 경쟁당국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늦추면서 최근 거래가 무산된 사례가 있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도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경쟁에 휘말려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20일부터 1년째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작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8개 국가에서 진행하는 기업결합심사 가운데 중국 당국의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한국, 미국, 대만, 영국, 유럽연합, 브라질, 싱가포르 등 7개 지역에서는 이미 인수에 필요한 승인을 받았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중국 사모펀드의 매그나칩반도체 인수계획이 미국의 반대로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거래가 무산된다면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신경전이 더욱 심해지면서 SK하이닉스의 인수합병도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탈은 3월에 미국 사모펀드 시티그룹벤처캐피탈이 소유한 한국 반도체회사 매그나칩반도체를 1조6천억 원가량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28일까지 이 거래의 승인 여부를 발표하기로 했는데 필요하다면 심사기간을 45일 더 연장할 수도 있다.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가 8월에 안보위험을 이유로 들어 와이즈로드캐피탈의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에 반대의견을 낸 점을 두고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해외 IT매체 시킹알파는 “시장은 이미 매그나칩반도체 인수거래가 무산된 것으로 간주하는 것 같다”며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는 미국 정부가 해당 거래를 승인하지 않는 방안을 권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에서 9월 중 승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 AMD의 자일링스 인수도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 패권 경쟁을 의식해 상대 국가 기업이 얽힌 거래를 두고 쉽사리 승인 결정을 내리지 않는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중국에서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승인받아야 하는 만큼 안심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반도체 산업단지 개발사업을 시작한 것도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승인 가능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SK하이닉스와 중국 신파그룹은 최근 3700억 원을 공동출자해 중국 우시에 ‘우시 한·중 집적회로 산업단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중국 우시는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공장이 위치한 지역인데 SK하이닉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도 올해 안에 반도체 생산설비를 우시로 옮기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우시 당국이 SK하이닉스와 협력해 반도체 산업단지를 개발하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기술경쟁 속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사업”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결국 승인할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우세하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말 기준으로 글로벌 낸드플래시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매출 기준 점유율 12.3%로 4위, 인텔은 6.7%로 6위에 올랐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만큼 이번 거래가 시장경쟁을 저해한다는 명분으로 승인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인텔 낸드사업부의 생산설비가 중국 다롄에 위치한 만큼 미국의 영향권 아래 있는 것보다 한국 반도체기업의 영향권 아래 있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할 공산도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중국 당국의 결정에 따른 변수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 
 
▲ 중국 다롄에 위치한 인텔의 낸드플래시공장.

SK하이닉스는 이미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한 뒤 미국 현지에서 독립법인으로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로버트 크룩 인텔 낸드플래시제품 총괄책임자 수석부사장을 독립법인 대표이사로 내정하는 인사도 실시했다.

상반기에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 일본, 싱가포르 등에 낸드플래시 제품 판매법인 9곳도 신설했다.

인수가 승인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경쟁당국들의 승인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 계획들이 모두 차질을 빚게 될 수도 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10월20일 인텔 낸드사업부의 인력과 생산설비, 사업권 등을 포함한 사업부 일체를 90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안에 세계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에서 모두 승인을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연내 인수금액의 80%, 2025년 3월에 남은 20%를 인텔에 분할지급하겠다는 거래 계획까지 공개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 중국 경쟁당국이 최종 검토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승인을 받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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