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삼성SDI에 넘기고 삼성SDI 주식을 취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개편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의 현물출자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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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29일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주”라고 평가했다.
백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1000억 원 지분 매입 계획으로 추가로 지분을 취득할 경우 삼성엔지니어링의 외부 매각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며 “현재 시점에서 계열사간 합병으로 얻을 수 있는 시너지도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의 자회사 요건을 맞추기 위해 삼성SDI가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늘릴 것으로 봤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분할회사와 합병해 삼성그룹의 지주회사에 오르면 삼성SDI가 지주회사의 자회사, 삼성엔지니어링이 손자회사가 되는데 지주회사의 자회사는 손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하기 때문이다.
백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해 삼성SDI가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추가 취득할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 취득과정에서 현금유출이 없는 공개매수를 통한 현물출자 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할 경우 삼성물산(지분 6.97%)이나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이 현물출자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삼성SDI가 삼성물산 지분 2.1%를 보유하고 있어 순환출자 문제로 삼성물산이 현물출자를 할 수는 없다.
백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의 현물출자가 제한되면 이 부회장이 소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의 현물출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바라봤다. 곧 이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현물로 출자하고 삼성SDI 주식을 신규로 취득할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이 부회장은 3월 초 300억 원 규모의 삼성엔지니어링 자사주 전량을 매입했다. 당초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 3천억 원을 참여하기로 했으나 실권주가 거의 발생하지 않자 다른 방식으로 지분을 확보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자사주를 인수하면서 앞으로 700억 원을 더 들여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최종 1천억 원 규모까지 사들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은 약 5%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29일 전일보다 3.77% 오른 1만1천 원으로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