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생명이 새 주인 처브그룹의 처브라이프생명과 합병할까?
11일 생명보험업계 안팎에 따르면 시그나그룹이 처브그룹에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운영하던 보험사업부문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라이나생명과 처브라이프생명이 합병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8일 라이나생명의 모기업인 미국 시그나그룹은 미국 처브그룹에 한국, 대만, 뉴질랜드, 태국, 인도네시아, 홍콩 사업부와 터키합작사를 모두 57억5천만 달러(약 6조8천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미국 처브그룹은 세계 최대의 상장 손해보험사이자 미국 최대 기업보험 전문 보험사로 한국 내 계열사로 에이스손해보험과 처브라이프생명을 거느리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라이나생명과 처브라이프생명은 합병 수순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이제 계약이 성사된 것이라 합병과 같은 변화 상황은 순차적으로 두 회사에 공유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라이나생명과 처브라이프생명의 주된 영업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처브그룹이 두 회사의 강점을 살리면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통합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라이나생명은 텔레마케팅 분야에서 강점이 있고 처브라이프생명은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받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에서 생명보험회사 사이에 합병은 흔한 일이다.
신한금융그룹은 2018년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뒤 신한생명과 합병해 올해 7월 신한라이프라는 이름의 통합법인을 출범시켰다.
KB금융그룹도 2020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고 KB생명보험과의 통합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상당기간 두 조직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나서 통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라이나생명과 처브라이프생명이 통합된다면 자산규모에 따라 처브라이프생명이 라이나생명에 흡수되는 모양새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2분기 기준으로 라이나생명의 자산규모는 약 5조 원, 처브라이프생명의 자산규모는 약 4천억 원 수준이다.
다만 라이나생명과 처브라이프생명의 합병이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시그나그룹과 처브그룹의 매각 협상이 2022년은 돼야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처브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직 아태지역 사업부를 인수했다는 정보만 공유됐다”며 “국가별 감독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해서 매각절차는 2022년 정도는 돼야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실제 통합작업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사례와 같이 두 조직이 잡음없이 화학적으로 결합하려면 상당 기간 노력이 필요하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인수부터 통합까지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최근 조지은 라이나생명 대표이사가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을 확정 지었는데 앞으로 조 대표가 처브라이프생명과의 협력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의 연임안은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처리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