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라임펀드 돌려막기와 배임·수재 등 혐의로 추가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년을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는 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사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3억 원, 추징금 7676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모펀드업계 1위 기업이었던 라임자산운용의 책임자로서 수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면서 개인적 이득을 취득하거나 뇌물을 수수해 금융종사자의 신의성실 의무를 저버렸다"며 "펀드 손실을 다른 펀드에 전가하는 무책임한 자산운용으로 라임펀드 환매중단사태를 야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차명으로 법인을 운영하면서 법인자금 6억 원가량을 횡령하고 투자 대가로 7600여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도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펀드의 투자회사가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투자손해를 보게 되자 펀드환매 요청이나 신규투자 중단 등을 우려해 다른 펀드 자금으로 부실화된 채권을 고가에 인수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투자를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부사장은 이러한 방식으로 파티게임즈 등 4개 회사의 전환사채를 총 900억 원 규모의 고가에 인수해 라임자산운용에 손해를 입힌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개인적 이익을 얻은 부분을 반성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수사와 재판에 성실히 임했다"면서도 "위법하고 부당한 펀드 운용으로 발생한 피해액이 총 918억 원에 이르는 등 피해가 막대함에도 상당 부분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라임 CI(크레딧 인슈어드)펀드' 관련 사기와 수재 등 일부 혐의는 제출된 증거들만으로 입증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부사장은 신한은행이 2019년 8월 판매한 라임 CI펀드를 운용하면서 투자자들을 속여 141명으로부터 974억 원 상당의 투자금을 모은 혐의를 받았다.

CI펀드는 신용보험에 가입된 무역거래 매출채권에 투자하도록 설정된 펀드였으나 라임자산운용은 펀드자금의 일부를 '플루토 FI D-1(사모사채펀드)'과 '플루토 TF-1호(무역금융펀드)' 등 다른 곳에 투자했다. 

이 전 부사장은 앞서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펀드' 등 5개 해외무역금융 펀드에 투자했다가 부실이 발생하자 이를 숨기기 위해 운용방식을 변경해 펀드판매를 이어간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