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1-10-04 12: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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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도 수임 명품백은 1741억 원어치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과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수입산 고급 가방 판매에 부과된 개별소비세는 256억 원으로 2019년보다 38.1% 증가했다. 이는 고가제품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샤넬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는 모습. <연합뉴스>
개별소비세에 더해 부가세 10%와 개별소비세에 붙는 교육세 등을 고려해 추산한 가방 판매액은 약 1741억 원이었다.
고급가방이나 시계는 개당 200만 원이 넘는 제품에 제품 원가의 20%가 개별소비세로 부과된다.
2020년 고급시계 판매에 따른 개별소비세 납부액은 792억 원으로 6.1% 늘었고 같은 방식으로 추산한 시계 판매액은 약 5386억 원에 이르렀다.
이 밖에 수입 보석 및 진주(19.5%), 카지노용 오락기구(19.4%), 담배(29.0%) 등에 부과된 세수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내 캠핑용차량 판매에 따라 부과된 개별소비세는 42억 원으로 2019년보다 95배 늘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율(5%)을 고려해 추산한 지난해 캠핑용 차량 판매액은 937억 원 규모로 추정됐다.
반면 경마, 카지노, 유흥주점 등 대면 오락업종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타격을 입으면서 관련 세수가 대폭 줄어들었다.
지난해 경마, 경륜, 경정장에 부과된 개별소비세는 36억 원으로 2019년(254억 원) 대비 85.8% 줄었다. 카지노(37억 원)는 같은 기간 세수가 79.3% 감소했다. 유흥음식 주점(382억 원)도 세수가 2019년 대비 절반 규모로 줄었다.
서병수 의원은 “지난해 개별소비세 과세 현황을 살펴보면 코로나19에 따른 보복 소비와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1977년 사치성 소비 품목에 중과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별소비세는 국민 소득과 시대 변화에 따라 점점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사치성 품목이 아니라 일반 생활용품이 되어버린 각종 유류, 전자제품, 자동차 등 개별소비세의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