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 쌍용건설 대표이사 회장이 부산 리모델링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다.
쌍용건설은 부산에서 ‘더플래티넘’ 분양에 성공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왔고 리모델링에 많은 경험을 지니고 있어 부산지역에서 대형건설사와 수주전도 해볼 만 하다고 본다.
1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 대우1차아파트 단지에 쌍용건설과 현대건설, GS건설 등 3개사가 현수막을 내걸며 수주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대우1차아파트는 23개 동 852세대 규모로 1996년 준공됐다. 지어진 지 25년으로 재건축 조건은 아직 만족하지 못해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9월28일 부산 해운대 대우1차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회가 설계업체 입찰을 마쳤다.
대우1차아파트는 주민 사전동의율이 70%를 넘길 만큼 리모델링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대우1차아파트가 대규모 단지는 아니지만 수주결과에 따라 앞으로 부산지역 리모델링사업에서 수요자들의 선호도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쌍용건설과 현대건설, GS건설 등이 일찌감치 물밑작업에 나선 것은 비슷한 상황의 아파트 단지들이 많은 부산지역에서 앞으로 리모델링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리모델링시장에서 쌍용건설이 누적수주 1위라는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울 것이 예상된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쌍용건설은 리모델링 시공실적 1위로서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2020년 말 리모델링팀도 다시 만들었다"며 "앞으로 정부의 주택공급정책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사업분석과 위험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리모델링은 재건축·재개발과 비교해 건물의 뼈대를 남긴 채로 공사를 진행해 난도가 높다. 해당 아파트의 상황에 맞는 공사 접근방법이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경험이 풍부한 회사가 유리하다.
김 회장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더플래티넘' 브랜드를 적용한 아파트 분양을 모두 완판하고 브랜드 인지도도 크게 상승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부산지역의 리모델링 만큼은 대형건설사와 경쟁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이번 리모델링사업을 성공적으로 치러낸다면 현재 부산에서 추진하고 있는 나머지 지역의 사업에서도 탄력이 붙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해운대 대우1차아파트가 위치한 해운대그린시티 지역은 준공된 지 20년이 지난 노후 아파트의 비중이 92%에 이른다.
해운대그린시티(옛 해운대 신시가지)는 1991년~1997년 부산 해운대구 좌동 일대에 부산 최초로 개발된 대규모 계획 신시가지로 모두 44개 단지에 약 3만 가구가 살고 있다.
현재 28개 단지 입주민으로 구성된 '해운대그린시티 리모델링 연합회'가 발족됐으며 15개 단지는 리모델링 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부산은 리모델링의 열기가 뜨거운 지역으로 최근 부상했다.
재건축연한에는 못 미쳐도 리모델링 요건인 15년 이상 된 아파트가 부산 전체 아파트의 62%로 51만3128세대나 된다.
부산시와 해운대구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전폭적으로 리모델링사업 추진을 지원하고 있다.
부산시는 7월29일 준공일로부터 15년 이상 지난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21년 추가경정예산에서 용역비 4억5천만 원을 확보했으며 9월13일 '부산광역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 수립용역'의 입찰공고를 내고 용역업체 선정에 나섰다.
해운대구의회는 5월 ‘해운대구 공동주택 리모델링 재정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며 해운대그린시티지역의 리모델링사업을 향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해운대구는 자문위원회와 지원센터를 구성해 조합설립,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유형분류 등 리모델링업무를 지원하고 기금을 조성해 일부 필요경비 등도 조달하기로 했다.
쌍용건설은 그동안 부산지역에서 ‘더플래티넘’ 분양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 올렸다.
2020년 2월 분양한 쌍용 더플래티넘해운대는 1순위 일반청약에서 226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이어 2020년 6월 분양한 쌍용 더플래티넘사직아시아드에서도 79대1의 경쟁률을 나타내며 인기를 얻었다.
2021년 5월에는 부산 연산동 태광맨션 가로주택정비사업에서 97.4%의 찬성표를 받으며 부산에서의 굳건한 입지를 확인하기도 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부산에서 19개단지, 약 2만 가구를 공급하며 쌓아온 브랜드 선호도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리모델링 분야의 기술과 경험을 통해 대형건설사와 수주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