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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기술 행사에 인텔도 참석, 반도체 협력의 길 모색하나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1-09-30 12: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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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기술을 소개하는 행사에 인텔의 외부 공급망을 담당하는 인사가 참석해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파운드리 일감이 필요한 삼성전자와 외부 반도체 제조공정 도입에 적극적인 인텔의 이해관계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삼성전자 파운드리기술 행사에 인텔도 참석, 반도체 협력의 길 모색하나
▲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왼쪽)과 카롤린 수어드 인텔 글로벌공급망 부사장.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10월6일 열리는 ‘삼성 파운드리포럼 2021’ 행사에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뿐 아니라 여러 기업의 경영자들이 기조연설자로 참석한다.

기조연설자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카롤린 수어드 인텔 글로벌공급망 부사장이다.

수어드 부사장은 인텔에서 글로벌 공급망과 외부제조 소싱(General Manager of Global Supply Chain, External Manufacturing Sourcing)을 담당하고 있다. 파운드리, 외주반도체패키지테스트(OSAT), 보드 등 인텔 반도체 관련 외부공급망을 관리한다.

삼성 파운드리포럼이 파운드리 고객사를 대상으로 반도체 기술리더십을 공유하는 자리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어드 부사장의 참석은 의미심장하다.

인텔은 최근 파운드리사업에 진출하며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경쟁기업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파운드리사업 진출과 함께 자체 개발 반도체의 외주 생산도 확대하기 시작한 만큼 삼성전자의 잠재적 고객사로서 중요도가 높아졌다고도 볼 수 있다.

인텔은 반도체 매출로 삼성전자와 1, 2위를 다투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이다. 그동안 중앙처리장치(CPU) 등 고성능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해왔는데 올해 ‘IDM2.0’ 전략을 발표하며 파운드리사업에 뛰어들었다.

자체 반도체 생산을 위한 기술 수준을 높이면서 외부 반도체기업의 반도체도 위탁생산해 반도체사업 성장동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반도체업계에서는 인텔의 전략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인텔의 반도체 제조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회로폭이 나노미터(nm) 단위로 미세해질수록 성능이 개선된다. 인텔이 여러 해 동안 10나노급 공정에서 정체해 있는 동안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주요 파운드리기업들은 7나노급, 5나노급 공정 등 더 발달한 미세공정을 상용화했다.

또 인텔이 현재 7나노급(인텔7) 공정 상용화를 추진하는 반면 삼성전자와 TSMC는 내년부터 3나노급 공정 양산에 들어간다.

인텔로서는 파운드리사업을 통해 외부 반도체 일감을 수주하기 이전에 중앙처리장치 등 자체 반도체의 경쟁력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실제로 TSMC에 반도체 생산을 맡기는 AMD는 최근 중앙처리장치 성능에서 인텔을 따라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구나 인텔 파운드리사업 자체도 자리를 잡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 시일 안에 반도체 고객사에 첨단 공정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김양재 KTB증권 연구원은 “인텔은 그동안 해마다 공정전환이 지연됐고 올해 7월 발표된 공정 로드맵도 TSMC보다 늦다”며 “현재 자체 중앙처리장치 생산능력이 부족해 파운드리사업 여력이 제한적인데 파운드리사업을 위한 신규 애리조나 공장은 2024년 완공된다”고 말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텔의 파운드리사업 본격화에 관해 시장에서는 기대보다 의심이 많다”며 “인텔은 계획과는 달리 첨단공정보다는 감가상각이 끝난 오래된 공정에서 상대적으로 빨리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인텔이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삼성전자와 TSMC 등 선두권 파운드리기업의 손을 빌릴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기술 행사에 인텔도 참석, 반도체 협력의 길 모색하나
▲ 미국 애리조나 챈들러에 있는 인텔 오코틸로 캠퍼스. 파운드리사업을 위한 반도체 공장 2곳이 새로 지어진다. <인텔>

실제로 인텔은 8월 차세대 제품인 5~7나노급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을 TSMC에 맡긴다고 8월 밝혔다. TSMC는 또 인텔 주력 제품인 중앙처리장치도 가운데 일부 제품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다만 인텔은 위탁생산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원활한 반도체 공급을 보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TSMC 이외의 파운드리도 지속해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애플과 AMD,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굵직굵직한 반도체기업들을 이미 고객사로 두고 있어 반도체 생산능력이 빠듯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인텔이 TSMC와 협력하면 반도체 공정에 관한 우려는 줄일 수 있다”며 “그러나 TSMC 생산능력 상황에 따라 반도체 생산량이 변하는 AMD의 경우를 보듯 TSMC가 인텔의 물량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지가 문제다”고 바라봤다.

이에 따라 TSMC와 비슷한 기술을 갖추고 규모 면에서도 세계 2위에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인텔의 유력한 파운드리 후보로 꼽히고 있다. 올해 초에는 삼성전자가 인텔의 그래픽처리장치 위탁생산을 수주했다는 외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 보도를 놓고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인텔의 그래픽처리장치를 생산하기에는 공정을 최적화할 시간이 촉박했다는 점을 들어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두 기업이 협력할 가능성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양재 연구원은 "인텔은 중앙처리장치와 그래픽처리장치 일부 품목을 외주화할 것이다"며 "중앙처리장치를 보면 고사양, 서버용 제품은 인텔이 계속 양산하고 저가 혹은 모바일용 제품을 단기적으로 TSMC에서,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에서 외주 양산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TSMC는 올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이후 인텔 칩을 양산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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