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을 놓고 ‘흥미있고 좋은 발상’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김 부부장은 24일 오후 북한 노동당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조선반도의 불안정한 정전상태를 물리적으로 끝장내고 상대방을 향한 적대를 철회한다는 의미에서 종전선언은 흥미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말했다.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앞서 문 대통령은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회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부부장은 “종전선언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지금 때가 적절한지, 그리고 모든 조건이 이런 논의를 해보는 데 만족되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다”며 단서를 달았다.
그는 “지금과 같이 우리에게 이중적 기준과 편견, 적대적 정책과 적대적 언동이 지속되는 가운데 반세기 넘게 적대적이었던 나라가 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그대로 두고 종전을 선언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서로 애써 웃음이나 지으며 종전선언문이나 낭독하고 사진이나 찍는 그런 것이 누구에게는 간절할지 몰라도 진정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남쪽이 먼저 북한을 향한 적대정책을 거둬야 한다는 점을 거듭 요구했다.
김 부부장은 “종전이 선언되려면 쌍방 사이 서로를 향한 존중이 보장되고 편견적 시각과 지독한 적대 정책, 불공평한 이중기준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선결조건이 마련돼야 서로 마주 앉아 의의 있는 종전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며 북남관계, 조선반도의 전도문제에 관해서도 의논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남조선이 때 없이 우리를 자극하고 이중잣대로 억지를 부리며 사사건건 걸고 들면서 트집을 잡던 과거를 멀리하고 앞으로 언동에 매사 숙고하며 적대적이지만 않다면 얼마든지 북남 사이 다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관계회복과 발전전망에 관한 건설적 논의를 해 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