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이 제주삼다수 유통계약을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4년 동안 현재 매출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신약 개발성과가 부진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광동제약은 제주삼다수 유통계약이 올해 말 종료될 뻔 했다.
기존 광동제약의 제주삼다수 소매 유통계약은 올해 말 만료되지만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제주개발공사)와 합의하면 계약기간은 2022년 12월로 연장이 가능했다.
그런데 제주개발공사가 7월 제주삼다수의 소매(슈퍼마켓, 편의점, 온라인), 비소매 및 업소용(식당, 호텔, 자판기 등) 입찰공고를 내면서 광동제약은 유통계약이 종료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이후 제주삼다수 비소매 및 업소용 유통을 맡아온 LG생활건강이 자체적 브랜드의 생수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제주삼다수 유통계약 입찰에 빠지고 농심, 롯데칠성음료 등도 입찰에 불참하면서 광동제약은 제주삼다수의 유통계약을 2025년 12월까지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특히 LG생활건강의 몫까지 맡게 되면서 광동제약의 제주삼다수 유통사업 매출규모는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제주삼다수 유통사업을 포함한 음료사업 매출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제약사로서 정체성인 신약 개발 등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는 그다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창업주인 최수부 전 회장이 ‘한방의 과학화’를 기치로 내걸고 선보인 경옥고, 우황청심원, 광동쌍화탕 등이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한방제약사’로 도약했다.
최수부 전 회장은 2001년에는 마시는 비타민음료 비타500 출시를 시작으로 옥수수수염차, 헛개차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이들 음료제품을 통한 매출 증가도 이뤄냈으며 2012년에는 제주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 유통계약에 관한 공개입찰도 따내며 음료사업으로도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다만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최성원 부회장이 2013년 광동제약 대표에 오른 이후 현재까지 새로운 사업전략을 구상하기보다 아버지 최수부 전 회장이 선보인 제품을 유지 및 강화해 매출을 확장하는 데 더 주력하고 있다고 바라보기도 한다.
광동제약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사업부문도 2015년부터 다국적제약사 GSK의 백신 제품을 도입해 판매하는 사업 이외에는 모두 최수부 전 회장 시절 성과를 낸 제주삼다수 유통사업,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헛개차다.
특히 제주삼다수 유통매출은 광동제약의 제1 매출원인데 매출규모는 2013년 1257억 원에서 2020년 2342억 원으로 크게 늘었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26.9%에서 2020년 30.6%로 증가했다.
4년 뒤 있을 제주삼다수 유통계약 재입찰에서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최 부회장으로서도 앞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가 시급하다.
하지만 광동제약은 제약사로서는 강한 의약품 사업구조를 보여주고 있지 않은 데다 보유한 신약 후보물질도 적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만만치 않아 보인다.
백신사업으로 2020년에 매출 616억 원을 올렸지만 이는 GSK의 백신 제품 9종을 도입해 공동판매한 성과인 만큼 광동제약의 의약품 유통능력이 부각될 뿐이다.
신약 개발의 성과도 미미하다.
2010년 급성 위염, 만성 위염 치료제로 개발한 개량신약 KDM-1001은 판매가 중단됐고 천연물 치매치료제 후보물질 KD501는 2017년 경남제약에 관련 특허가 이전됐다.
현재 여성성욕저하장애 치료제 후보물질 KD-BMT-301과 임상2상이 종료된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KD101만 보유하고 있다.
KD-BMT-301는 2017년 미국 제약사인 팔라틴테크놀로지스로부터 국내 판권 독점계약을 체결한 ‘바이리시’로 현재 인종 차이에 따른 약물효과를 시험하는 가교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신약 연구개발비 투자는 최근 3년째 크게 늘지 않아 제약업계에서는 광동제약이 신약 개발에 신경을 많이 쓰지 않는다는 시선도 있다.
광동제약은 연구개발비 투자로 2018년 65억 원, 2019년 83억 원, 2020년 100억 원을 지출했지만 이는 전체 매출 대비 1.1~1.3%에 그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