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웹툰과 웹소설분야의 원천 지식재산(IP) 확보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네이버는 웹툰·웹소설에서 영상까지 이어지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을 바탕으로 콘텐츠시장에서 우위를 지키려 한다. 그만큼 원천 지식재산을 많이 확보할수록 유리해지는 셈이다.
17일 콘텐츠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 대표는 콘텐츠분야의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해 웹툰과 웹소설 등 원천 지식재산의 수와 장르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네이버가 올해 인수하거나 지분투자를 한 콘텐츠 관련 기업들을 살펴보면 왓패드, 콘텐츠퍼스트, 문피아 등이다.
왓패드는 북미 최대 규모의 웹소설 플랫폼이다. 콘텐츠퍼스트는 한국 웹툰을 번역해 190개 국가에 공급하는 웹툰 플랫폼 태피툰의 운영사다.
문피아는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국내 3위인 웹소설 플랫폼이다. 전체 작품 수는 13만 건 이상이고 무협 장르 등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한 플랫폼이기도 하다.
이들의 인수와 투자를 통해 네이버는 국내외에서 웹툰과 웹소설 등의 원천 지식재산을 10억 건 이상 보유하게 됐다.
한 대표는 기존의 콘텐츠 대기업들과 협업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콘텐츠기업들이 갖춘 경쟁력 있는 원천 지식재산을 네이버도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지식재산기업들의 원천 지식재산을 웹툰으로 만드는 슈퍼캐스팅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현재 미국 DC코믹스, 한국 하이브(방탄소년단 소속사)와 손을 잡았다.
앞서 한 대표는 올해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궁극적으로 모든 핵심 글로벌 스토리텔링 지식재산이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만들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일찍이 웹툰과 웹소설의 잠재력에 주목해 활발한 사업을 펼쳐왔다. 국내에서는 카카오와 선두를 다투고 있고 해외에서는 북미와 동남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 대표는 네이버가 웹툰·웹소설 발굴부터 영상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손을 대는 콘텐츠 가치사슬을 구성해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네이버는 웹툰·웹소설의 영상화를 담당하는 스튜디오N과 왓패드웹툰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다. CJENM과 협업을 통해 영상화에 협력할 막강할 아군도 얻었다.
가치사슬은 기업활동에서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과정을 말한다. 이를 콘텐츠 분야에 적용하면 경쟁력 있는 웹툰과 웹소설 확보야말로 콘텐츠 가치사슬의 기반이 되는 셈이다.
웹툰과 웹소설은 ‘원소스 멀티유스’에 최적화된 원천 콘텐츠로 꼽힌다. 영상 등으로 변용하기 쉬운 이야기 구조를 갖췄고 작품 자체의 팬덤도 탄탄하다.
웹툰과 웹소설 콘텐츠가 영화나 애니메이션, 드라마로 영상화된다면 이 영상물의 팬덤이 원작인 웹툰이나 웹소설을 찾아보면서 원작의 가치도 함께 오르게 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수합병 등을 통해 확보한 원천 지식재산의 영상화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며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