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놓은 4인치 화면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를 놓고 해외 언론들의 평가가 엇갈린다.
아이폰SE가 경쟁력을 갖춰 애플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지만 올해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7의 시장을 잠식해 수익성을 해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22일 외신을 종합하면 애플이 새로 내놓은 아이폰SE의 흥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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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블룸버그는 "아이폰SE는 높은 완성도를 갖췄는데도 가격이 저렴해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특히 성장세가 높은 신흥시장에서 성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중국과 인도 등 중저가 제품의 수요가 높고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 아이폰SE가 놀라운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 국가들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비중이 적어 고가 아이폰의 시장잠식에 따른 타격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이폰SE는 아이폰6S와 동일한 성능과 카메라기능 등을 갖췄지만 399달러부터 판매된다. 이는 아이폰6S플러스 등 대화면 제품의 절반에 가까운 가격이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애플이 아이폰SE의 디자인을 이전작인 아이폰5 시리즈와 같게 유지한 것이 기존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영민한 전략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아이폰SE에는 스티브 잡스 전 CEO가 마지막으로 내놓은 각진 디자인이 적용됐다. 팀 쿡 CEO가 아이폰에 곡면 디자인을 적용하고 화면크기를 늘리는 등 변화를 준 데 불만을 지닌 소비자들이 환영할 만한 대목이다.
포천은 "아이폰SE는 기존 소비자들의 추억을 불러일으켜 좋은 반응을 얻는 것 외에도 낮은 가격으로 청소년 등 신규 사용자층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포브스는 4인치 화면을 선호하던 사용자들이 마침내 고성능 카메라와 라이브 포토 등 아이폰 신제품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돼 스마트폰 교체시기를 더 미루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브스는 "애플이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하는 가운데 과거로 회귀하는 전략을 쓰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라며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콘텐츠 수익을 늘리는 효과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아이폰SE가 고가 아이폰의 수요를 잠식하거나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를 해치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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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SE'. |
증권사 에드워드존스는 "아이폰SE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고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것"이라며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7에서 대폭의 변화를 주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이폰SE는 아이폰6S와 동일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아이폰7이 화면크기 외에 성능이나 사용경험에서 확실히 차별화하지 못할 경우 소비자가 가격이 훨씬 낮은 아이폰SE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에 수익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어 고가 제품의 판매가 줄고 아이폰SE가 흥행할 경우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증권사 파이퍼재프리 역시 "고가 라인업의 시장잠식 가능성으로 비춰볼 때 아이폰SE의 출시효과는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브랜드 이미지 역시 고급화보다는 대중화된 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 주가는 아이폰SE 발표 이후 잠시 상승했지만 결국 이전 거래일보다 0.01%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USA투데이는 "애플이 신제품을 발표한 뒤에는 항상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며 "이번에 큰 변동이 없는 것은 아이폰SE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