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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피플 인재탐구] ‘네카라쿠배당토’는 왜 꿈의 직장이 됐나

정지웅 상무 human21@careercare.co.kr 2021-09-13 19: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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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피플이 연재하는 'W스퀘어(W2)'는 지금 채용시장에서 화제가 되는 주제에 관해 탐구하는 시리즈다.

커리어를 관리하는 분들, 채용 전략을 세우려는 기업의 인사담당자들, 그리고 채용시장의 트렌드를 알고 싶은 분들께 현재 무엇(What)이 이슈가 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왜(Why) 주목해야 하는지 비즈니스피플이 정리해 알려준다. [편집자주] 
[비즈니스피플 인재탐구] ‘네카라쿠배당토’는 왜 꿈의 직장이 됐나
▲ 네이버와 카카오, 라인플러스,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 등 기업로고.
최근 채용시장에서 '네카라쿠배' 또는 '네카라쿠배당토'라는 단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언뜻 보아서 감을 잡기도 어려운 이 신조어는 '네이버·카카오·라인플러스·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의 줄임말로 국내 대표 IT 플랫폼기업 7군데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최근 '네카라쿠배당토'는 취업 준비생과 경력직 IT 개발자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직장으로 꼽히며 대기업 못지 않은 입사 경쟁률을 자랑하고 있다.

IT 핵심인재를 확보하는 것은 곧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

개발자 몸값이 올라가면서 기업들은 개발자들을 새로 영입하기 위해서 그리고 기존 개발자들이 다른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경쟁적으로 더 좋은 보상책을 꺼내들고 있다.

MZ세대의 선망 직장인 네카라쿠배당토를 중심으로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IT 개발자 채용 경쟁에 대해 비즈니스피플이 정리했다.

◆ ‘네카라쿠배당토’를 아시나요? MZ세대 꿈의 직장

네카라쿠배당토는 취업 준비생과 IT 경력자들이 선호하는 대표 IT 플랫폼기업인 '네이버·카카오·라인플러스·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를 일컫는 말이다.

처음에는 '네카라쿠배'로 시작했으나 당근마켓, 토스가 대규모 채용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면서 '네카라쿠배당토'가 되었다. 최근에는 직방, 야놀자까지 합세해 '네카라쿠배당토직야'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이 채용시장에서 대기업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까닭은 기업문화의 영향이 크다.

자아실현 욕구가 강한 MZ세대는 조직에 헌신하며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기보다는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중시한다. 또한 유연하고 수평적이며, 상사의 지시를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강점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하고 싶어한다. 

네카라쿠배당토 등 IT기업들은 이러한 젊은 인재들의 요구사항을 빠르게 파악하고 재빨리 기업문화로 편입시켰다.

이 회사에서는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고 휴가를 쓸 때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복장이 자유롭고 신입도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으며 연공서열보다는 능력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대표적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다수의 사람들이 상상하는 스타트업의 문화, 즉 수평적이고 합리적이며 구성원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HR전략을 선보여 화제가 되었다. '퇴근할 땐 인사하지 않습니다', '휴가에는 사유가 없습니다' 등 직원들의 복지를 강조하는 사내 규율은 '배민다움'이라는 말을 탄생시켰고 이것이 곧 배민의 성공 비결이라는 인식에까지 이르렀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 이들의 기업문화를 배우기 위해 배달의민족 사무실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밖에 모든 직원의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직급을 없애고 일괄적으로 영어 이름을 부르도록 한 카카오, 본인 전결로 자유로운 출퇴근을 보장하는 네이버, 모든 구성원들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당근마켓 등 IT인재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 '네카라쿠배당토'에 맞서라, IT 개발자 영입 전쟁

코로나19 뒤 기업들은 시급하게 비대면 서비스, 비대면업무가 가능하도록 IT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유통, 제조,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업계를 막론하고 많은 기업들이 IT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실력 있는 개발자들 다수가 이미 '네카라쿠배당토'에 몰려있기 때문에 인재들을 붙잡아 두는 것도 새로 영입하는것도 쉽지 않다. 이와 같은 상황은 기업 사이 개발자 연봉인상 경쟁으로 이어졌다. 

올해 2월1일 넥슨을 시작으로 넷마블, 컴투스, 게임빌,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회사들이 모두 개발자 연봉을 대폭 인상했다.

특히 크래프톤은 개발직은 2천만 원, 비개발직군은 1500만 원씩 일괄적으로 연봉을 인상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펼쳐 게임업계 최고 수준의 주는 회사로 급부상했다.

이에 질세라 당근마켓, 직방 등 또한 개발자에 대한 연봉과 보너스, 스톡옵션 등을 제공하며 IT인재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배달의민족 또한 경력직 개발자 정규직 사원에게 기본 연봉의 20%를 보너스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쿠팡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개발자 연봉을 파격적으로 인상해 '대기업보다 높은 연봉을 주는 기업'으로 화제의 중심이 된 바가 있다. 

2020년 기준 대기업의 대졸 사무직 평균 연봉이 3300만 원 정도인 것과 비교해 게임업계 및 IT업계의 신입 개발자 연봉은 5천만 원 대에 돌입했다.

능력을 발휘한 만큼 보상받길 원하는 MZ세대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변화이기에 IT개발자들의 연봉 상승 릴레이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험과 능력을 갖춘 IT 핵심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인재 쟁탈전이 어떻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 문제는 '인재풀'이다. IT 전문인재 양성에 나서는 기업들

IT개발자의 연봉 인상률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이직이 쉬운 직군이기 때문에 다른 기업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인력이 유출될 가능성도 높다. 이와 동시에 국내 경력직 개발자 인재풀이 협소하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원하는 만큼 좋은 개발자를 영입하기 어려워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개발자 구인난을 극복하기 위해 내부에서 IT 인재를 직접 육성하거나 외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IT 인재풀을 늘리기 위한 지원 사업을 펼치는 등 개발자 양성에 눈을 돌린 기업들이 있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공개채용에서 컴퓨터공학 전공자가 아닌 사람도 개발 부서에 지원할 수 있도록 비전공자 채용·육성 트랙을 신설했다. 자질이 있는 인재를 선발해 직접 개발자로 양성하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임직원 대상으로 운영 중인 '엔씨유니버시티'를 통해 게임 기술 관련 강의와 파이썬 프로그램 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김창한 대표의 주도로 PD 양성 프로그램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IT 업계의 인재풀 자체를 늘리기 위해 외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들도 있다.

네이버는 비영리 교육재단인 커넥트재단을 통해 현직 실무자들이 참여한 교육 콘텐츠를 대학교 및 공공기관에 지원하고 있다. 지난 해부터 고려대학교 SW 중심대학,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이화여자대학교 인재개발원 등과 제휴를 맺고 소프트웨어 기술 관련 온라인 강의를 무료로 제공했다. 

배달의민족은 개발자 육성 프로그램인 '우아한테크코스'를 통해 전공자와 비전공자에게 동등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우아한테크코스 수료생의 90% 이상이 개발자로 취업하는 데 성공하는 등 성과가 좋다.

카카오는 제주대학교와 산학협약을 체결해 컴퓨터공학 및 컴퓨터교육과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카카오 임직원과 실무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물론 비전공자를 단기간에 개발자로 육성하면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고급 능력을 갖춘 프로그래머(Programmer)가 아닌 단순 코딩만을 반복하는 코더(Coder)가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경력직 개발자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직접 개발자 양성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부족한 인력 풀을 충전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여론도 존재한다.

개발자 수가 늘어나면 고급 개발인력이 될 수 있는 사람도 많아지므로 장기적으로는 IT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IT인재 영입, 연봉만으로 해결 가능할까?

IT 취업 열풍과 대조되는 어두운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과 격무에 시달리던 네이버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고 카카오는 임산부에게 연장근로를 시키거나 연차수당 등 임금을 체불하는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됐다.

넥슨은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대기발령을 한 사실이 알려졌으며 쿠팡은 잇따른 직원들의 과로사와 노동환경이 문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유연한 조직문화와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일하기 좋은 기업'이라 불리던 IT 대기업들의 이면에 감춰져 있던 내부문제들이 하나 둘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IT 기업들 다수가 빠른 성장을 이룩하느라 내실을 다질 겨를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외적 성장이 중요한 IT업계 특성상 모든 업무가 성과 중심으로 돌아가므로 과도한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결국 야근 강요와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가 돌아가는 IT 업계 특성상 비정규직이나 프리랜서를 단기간 고용해 일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 인력 관리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기업이 많다는 점도 지적을 받고 있다. 대다수 IT 기업 내에는 노동조합이 없거나 실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노무 이슈는 앞으로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능력있는 IT 개발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기업들이 앞다투어 좋은 보상을 제기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연봉만으로는 인재 확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때가 올 것이다.

이제 기업들은 복지제도를 확충하고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등 적법하고 합리적 근무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전반적 제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금전적 보상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조직 문화가 IT인재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비즈니스피플 정지웅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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