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시장에 불고 있는 훈풍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과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등 공모규모만 조 단위에 이르는 ‘대어급’ 주자가 연말까지 증시 입성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21년 기업공개 공모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넘어서 20조 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최근 5년 동안 기업공개 공모규모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7조8200억 원에서 2018년 2조8천억 원으로 내려앉은 뒤 2019년에도 3조8100억 원, 2020년 4조5426억 원으로 좀처럼 최고기록인 2010년 10조1453억 원을 뛰어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올해 8월 말까지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의 공모규모는 약 16조 원으로 2010년의 기록을 이미 뛰어넘어 역대급 호황기를 보내고 있다.
게다가 연말까지 현대중공업과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현대엔지니어링 등 조 단위 공모규모의 대어급 기업공개가 여럿 대기하고 있는 만큼 올해 연간 공모규모는 최초로 20조 원 넘을 가능성이 높다.
9월17일 상장하는 현대중공업의 공모규모는 1조800억 원에 이른다.
7일과 8일 이틀 동안 진행한 일반청약에는 56조562억 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는 183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는데 이는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2번째로 높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받으며 상장일정이 밀린 카카오페이는 10월14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9월29일, 30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뒤 10월5일, 6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예상 공모규모는 1조200억 원에서 1조5300억 원이다.
아직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과 LG에너지솔루션 등도 올해 안에 증시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은 대어급 주자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후 기업가치가 최대 10조 원에 이르며 공모규모 또한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규모만 10조 원을 웃돌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는데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안에 증시에 입성하게 된다면 올해 기업공개시장 공모규모는 30조 원을 넘길 수도 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전기차 배터리 리콜 관련 불확실성에 휩싸이면서 올해 안에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철회할 수도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들어간 쉐보레 볼트 전기차와 관련해 10억 달러(약 1조1천억 원) 규모의 추가 리콜을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은 비용분담 등 리스크에 노출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8월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너럴모터스(GM) 리콜방안, 시장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올해 상장 완료를 목표로 기업공개를 추진할지 여부를 10월까지 결정해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