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시장에 건설사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이어서 건설사들이 새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경남기업이 조만간 매각주관사 선정 공고를 낸다. 경남기업은 14일 서울중앙지법원에 인수합병 및 매각주관사 선정 허가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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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희(가운데) 경남기업 신임 대표. |
경남기업은 한때 시공능력평가 14위까지 올랐던 중견건설사지만 2014년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지난해 3월부터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경남기업은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았고 베트남 초고층 빌딩 ‘랜드마크72’을 채권단에 넘기면서 채무가 소멸돼 매각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경남기업은 이르면 3월 말까지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4월 말 인수합병 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입찰을 거쳐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고 9월 중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최근 매각이 추진되는 건설사가 많아 경남기업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질지 미지수다. 특히 올해는 건설업황이 지난해에 비해 좋지 않은 형편이다.
현재 매각 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건설사는 동부건설을 비롯해 우림건설, 성우종합건설, STX건설, 동아건설산업 등이다. 이밖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일토건, 경동건설, 삼익산업개발 등도 조만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파인트리자산운용을 선정해 매각을 시도했다가 결국 무산됐다. 동부건설은 최근 인수합병 공고를 내고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4월6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제출받고 4월11일부터 29일까지 예비실사가 진행되는 일정이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매각이 추진될 당시보다 경영여건이 호전된 것으로 평가된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270억 원으로 전년보다 80% 이상 줄었다.
동부건설은 몸값도 2100억 원대로 지난해 매각 추진 당시보다 1천억 원가량 낮아졌다.
동부건설은 주택사업을 주로 하는 중견건설사들에게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되지만 중소건설사에 비해 여전히 매각가가 높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건설사 매물은 재무구조가 탄탄한 건설사들이 사세 확장 차원에서 눈독을 들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건설사 인수합병시장에서 유력 인수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곳 가운데 호반건설은 울트라건설 인수를 위해 실사를 진행하고 있고 부영은 태백 오투리조트를 인수했다. 대형건설사들도 구조조정에 한창이어서 인수합병에 엄두를 내기 어렵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그나마 주택시장 호조세로 남광토건과 극동건설 등이 새주인을 찾는 데 성공했지만 올해는 인수합병시장이 건설경기 침체와 부동산시장 급랭 조짐에 지난해보다 움츠려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