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고발청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윤 전 총장은 3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을 만나 고발청부 의혹을 둘러싼 질문에 “있으면 증거를 대라”며 “어이 없는 일이다. 상식에 비춰 판단해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아는 기자가 나한테 기사 링크를 보내주길래 회사 사주 얘기를 하는 줄 알았다”며 “고발을 사주했으면 고발이 왜 안됐겠나”라고 되물었다.

과거 검찰의 정권 수사와 ‘검언유착’ 의혹 등의 사례를 들며 최근 불거진 고발청부 의혹을 정치공작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미 작년 1월 정권 비리를 수사하던 검사들뿐 아니라 이를 옹호한 검사들까지 다 보복인사로 내쫓아서 민심이 흉흉했던 것을 기억하지 않느냐”며 “뭔가 고발해도 이 정부에 불리한 사건은 수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피해자가 고소해도 수사를 할까 말까인데 고발한다고 수사가 되나. 야당이 고발하면 더 안 하지”라며 “사주한다는 게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작년에 채널A 사건을 보라”며 “여권이 무슨 검언유착이라 해서 총선을 앞두고 매체를 동원하더니 1년 넘게 재판해서 드러난 게 뭔가. 결국 선거를 위한 권력과 언론의 정치공작으로 드러나지 않았나”라고 따졌다.

그는 “뭘 하자는 건지, 이런 게 한두 번 겪은 게 아니잖느냐”고도 했다.

윤 전 총장은 고발청부 의혹에서 고발장을 야당에 전달한 사람으로 지목된 손준성 검사를 두고 “손 검사가 그런 걸 했다는 자료라도 있나”며 “그걸 내놓고 얘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총장, 서울지검장 할 때 누구에게 누구 고발하라 한 적도 없지만 상황 자체도 그럴 이유가 없었다”며 “고발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었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전태일 열사 동상 앞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채널A 검언유착도 허위로 드러났고 작년에 나를 감찰한 것도 다 공작으로 드러났다”며 “공작을 수사하고 현안질의, 국정조사라도 먼저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고발청부 의혹과 관련해 당무감사를 거론한 것과 관련해 “그 경위를 조사해야 하지 않나”라고 대답했다.

윤 전 총장은 “조사를 해서 나의 무관함이 밝혀지면 이 문제를 두고 내 책임을 운운하고 공격한 정치인들은 국민이 보는 앞에서 물러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 요구가 있으면 응하겠냐는 질문에 “헌법과 법률, 상식에 따라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