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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면세점 삼국지, '중국 리스크' 갈수록 높아져

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2016-03-16 17: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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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일 면세점 삼국지, '중국 리스크' 갈수록 높아져  
▲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

국내 면세점업계에서 '중국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내수 활성화 목적으로 수입관세를 낮추고 입국장 면세점을 늘려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중국에서 이뤄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은 엔저와 잘 구축된 쇼핑 인프라를 내세워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줄어들면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16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한국과 일본, 중국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기 둔화로 고심하면서 최근 중국인 관광객의 해외 소비를 내수로 돌리기 위해 중국에서 면세점을 늘리고 일부 소비품의 수입관세를 낮추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하이난성의 휴양지 싼야시를 새로운 면세점 정책의 시범지역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조치는 중국 정부가 해외로 새는 돈 흐름을 본격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라며 “하이난성에는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CDF면세점이 들어서 중국인 관광객의 면세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난성 CDF면세점은 2014년 9월에 문을 열었는데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한꺼번에 19곳에 이르는 입국장 면세점 허가를 내 주기도 했다.

지금까지 베이징과 상하이 국제공항에서만 운영되던 입국장 면세점이 단번에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인 여행객의 입국 면세점 구매 상한 금액도 기존 5천 위안(약 91만 원)에서 8천 위안(약 146만 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일본도 국가 차원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일본은 장기간 엔저기조가 이어지면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돼 있다.

일본 정부는 '큰손'으로 부상한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오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해제하고 원활한 쇼핑을 위한 서비스 개선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일본은 2014년 10월 면세 소비 촉진 방안을 마련해 소비세 환급기준을 1만 엔(약 10만5천 원) 초과에서 5천 엔(약 5만2500원) 초과로 문턱을 낮췄다. 대상 품목의 범위도 가전과 의류, 가방에서 식품, 음료, 약품, 화장품까지 넓혔다.

면세제도를 대폭 개정하면서 사후면세점도 5700여개에서 3만 여개로 크게 늘어났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499만3805명으로 전년 대비 83% 급증했다.

중국인 관광객 1명당 일본에서 소비하는 금액도 2014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국인 관광객 일인당 소비금액은 2013년 209만3천 원에서 2014년 211만3천 원으로 약 1% 늘었고 지난해에는 277만3천 원으로 31.2% 증가했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형 면세점 모델을 도입해 면세시장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본은 올해 초 도쿄 긴자에 대형 시내면세점을 열데 이어 올해 안에 오다이바에도 면세점을 연다.

중국과 일본이 면세 쇼핑인프라를 강화해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수요 쟁탈에 나서면서 한국 면세점업체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전체 면세점 매출의 약 58%를 중국인 관광객에게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598만4170명으로 전년보다 2% 줄었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준 것을 감안하더라도 일본과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이 면세점 쇼핑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면세점업체들에게 위협요소”라며 “중국인 관광객을 뺏기지 않으려면 국내 면세점만의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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