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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엽, 스포츠토토사업 불씨 되살아나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6-12 1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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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엽, 스포츠토토사업 불씨 되살아나  
▲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 <뉴시스>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체육진흥투표권발행사업(스포츠토토)을 품에 안을 수 있을까? 스포츠토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웹케시 컨소시엄’이 지위를 박탈당할 위기에 처하면서 다음 순위였던 ‘팬택씨앤아이’가 유력한 차기사업자로 거명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스포츠토토 차기 수탁사업자 선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오는 7월3일부터 새로운 사업자가 스포츠토토 사업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선정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차기 사업자 선정이 늦어지자 스포츠토토 발행을 맡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 10일 기존 사업자인 스포츠토토에 계약연장을 통보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토토에 오는 7월31일까지 계약을 연장하자는 공문을 보냈다”며 “곧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업무 인수인계와 은행시스템 연계작업 등이 적어도 6주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오는 8월부터 새로운 사업자가 스포츠토토 사업을 맡으려면 이달 안에 선정작업이 완료돼야 한다.


차기 사업자 선정작업에 속도나 나지 않는 까닭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웹케시의 적격성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웹케시는 지난달 13일 발표된 조달청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91.1565점을 받으며 입찰에 참여한 6개 업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후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본계약 체결을 위한 최종 협상을 벌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웹케시가 오는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5년간 스포츠토토 사업을 맡을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난달 27일 조달청에 웹케시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사업자 선정이 미뤄지게 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웹케시가 제출한 자금조달계획과 위탁운영비 산정 내용에 일관성이 없어 적합한 사업자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웹케시가 사업을 따내기 위해 무리하게 가격을 낮춰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웹케시의 자금조달계획과 위탁운영비를 비교해보니 무려 21.5%나 차이가 났다는 것이다. 이는 웹케시가 제안서 발표 때는 위탁수수료율을 1.9%로 책정했다가 실제 입찰 때 1.6%로 낮춰 제시해 벌어진 일이다.


당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한 관계자는 “다른 업체의 경우 2~11% 정도의 금액차이가 났다”며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고 최대한 투명하게 진행하기 위해 평가의 공정성과 사업자의 적격성을 조달청에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웹케시는 지난달 30일 조달청에 해명자료를 제출했다. 금액차이는 다른 업체들도 모두 해당하는 부분이고 또 다른 평가항목인 기술점수도 좋은 편이기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웹케시의 한 관계자는 “이미 법적 검토를 마친 만큼 현재 지위가 박탈되면 가처분이나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 3일 조달청으로부터 해명자료를 넘겨받아 재검토 중이다. 만약 웹케시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상실하면 나머지 5개 사업자와 순차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웹케시가 지위를 유지해도 다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결과에 상관없이 사업자 선정은 예정보다 더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웹케시가 탈락할 경우 조달청 평가에서 2위를 차지한 팬택씨앤아이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넘겨받으며 유력한 차기사업자가 될 거라고 점쳐진다. 팬택씨앤아이는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이 지분 100%를 가진 업체로 휴대폰 부품제작과 유통이 주력사업이다. 팬택씨앤아이는 팬택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이번 입찰에 뛰어들었다.


조달청의 협상대상자 선정 결과 팬택씨앤아이는 89.3035점을 받았다. 가격 부문에서 3위인 ‘삼천리 컨소시엄’보다도 뒤지지만 총점에서 80%를 차지하는 기술부문에서 6개 업체 가운데 1위인 72.8632점을 받았다. 이 때문에 실제 사업 진행능력 면에선 여느 업체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물론 팬택씨앤아이 역시 자금조달계획과 위탁운영비 사이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같은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다만 팬택씨앤아이의 경우 그 차이가 1%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팬택씨앤아이가 스포츠토토의 새로운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박 전 부회장은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업자인 스포츠토토는 지난해 매출 2517억 원에 영업이익 183억 원을 냈다.


특히 올해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만큼 업체 더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 스포츠토토는 올림픽이 열렸던 2012년 56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월드컵이 열렸던 2010년 영업이익은 745억 원을 넘었다. 매년 4백억 원이 넘는 순이익이 기대된다는 점 때문에 수수료율이 3.5%에서 2.073%로 낮아졌음에도 스포츠토토 사업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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