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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푸본현대생명 대표 연임 이재원, 건전성 관리 부담도 안아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1-08-30 16: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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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새 회계기준 도입 이후 저축성보험 판매 확대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운용자산 가운데 수익성이 높은 외화증권 비중을 늘리고 해외 대체투자를 확대하는 등 자산운용부문 수익을 강화하는 데 힘을 실으면서 자본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늘Who] 푸본현대생명 대표 연임 이재원, 건전성 관리 부담도 안아
▲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이사 사장.

30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2023년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푸본현대생명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푸본현대생명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1218억 원을 거두며 실적을 개선했는데 이는 저축성보험 판매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저축성보험은 현재 수익으로 잡히지만 새 국제보험회계기준이 시행되면 부채로 인식된다. 이에 따라 부채 증가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를 우려해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저축성보험상품 비중을 줄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손쉽게 대규모 운용자산을 확보할 수 있고 짧은 시간 동안 보험료 수입을 늘리기 좋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이 다급한 중소형보험사는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리기도 한다.

5월 말 기준 푸본현대생명의 누적 초회보험료는 5829억 원으로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1조2537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 가운데 주로 저축성보험이 판매되는 방카슈랑스 채널의 초회보험료가 574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사장은 실적을 끌어올린 공이 인정돼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지만 동시에 재무건전성 관리에 부담을 안게 된 셈이다.

이 사장은 2012년부터 지속된 적자경영을 타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아 연임이 내정됐다. 다음달 14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에 선임된다.

이 사장은 2017년 현대라이프 대표에 오른 뒤 그해 9월 대규모 지점 폐쇄, 설계사 수당 삭감, 법인보험대리점 채널 및 방카슈랑스 운용 중단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사업비 절감작업을 실시했다.

이 사장은 2018년 현대라이프의 대주주가 대만 푸본생명으로 바뀐 뒤에도 재신임을 받았다. 구조조정이 어느정도 마무리 되자 그가 문을 닫았던 2019년 방카슈랑스 채널을 다시 열고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영업에 힘을 실었다.

실제로 2019년 푸본현대생명의 초회보험료 가운데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거둔 금액은 7404억 원으로 전체의 97.8%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규모가 다소 줄어 5395억 원으로 집계됐지만 방카슈랑스 채널 비중은 96.7%로 압도적이었다.

올해 상반기 방카슈랑스 채널의 초회보험료가 지난해 한 해 동안 거둔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를 넘어선 점을 고려하면 이 사장이 방카슈랑스 채널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외화증권을 중심으로 자산운용 부문의 수익성을 강화해 저축성보험 증가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 부담을 줄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상반기 푸본현대생명의 운용자산 가운데 현금과 대출채권의 비중은 각각 4.26%, 18.58%로 최근 3년 사이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반면 유가증권 비중은 2018년 말 61.77%에서 올해 상반기 76.42%까지 높아졌다.

특히 유가증권 가운데 외화증권 비중은 40.6%로 생명보험사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전체 생명보험사의 평균은 20%에 못미친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주로 국공채에 투자한다.

상반기 푸본현대생명의 운용자산 이익률은 4.13%로 지난해 말보다 1.15%포인트 증가했다. 부문별 이익률을 살펴보면 외화증권 운용자산 이익률은 7.23%다. 지난해 말 3.62%에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사장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해외 대체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 푸본현대생명이 부동산 사모펀드 등 해외 대체투자에 투자한 규모는 1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올해 안에 법인보험대리점 채널 재개해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보장성보험은 새 국제보험회계기준에 대비해 많은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 대신 포트폴리오 비중을 높이고 있는 상품이다. 

이 사장은 법인보험 대리점 채널 재가동을 위해 올해 초 김병철 상무를 개인영업본부장으로 영입했다. 김 상무는 메트라이프생명과 ING생명 등에서 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을 총괄했다. AIA생명에서는 영업채널 총괄을 맡기도 했다.

이 사장은 자본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6월 458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4월 545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데 이어 9월 95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도 추진하고 있다.

유상증자 이후 푸본현대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3월 말 178%에서 6월 말 233%까지 상승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푸본현대생명의 최대주주인 대만 푸본생명이 푸본현대생명의 유상증자를 대규모로 지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저축성보험 판매 증가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를 인식한 듯 보인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1972년 태어나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최연소 생명보험사 최고경영인(CEO)으로 꼽힌다.

KB생명, 삼성화재, ING생명을 거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현대라이프생명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일했으며 2017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기획, 마케팅, 글로벌 비즈니스부문을 두루 거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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