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의원은 5선 국회의원과 경남도지사, 원내대표와 당대표, 대통령후보를 거치는 오랫동안 당을 지켜 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전후로 보수진영이 갈라졌을 때도 당에 남아서 대선후보로서, 당대표로서 제1야당의 깃발을 끝까지 붙잡았다.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서 탈락해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탈당한 적은 있지만 곧바로 복당했다.
홍 의원이 보수의 적장자를 자처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홍 의원과 비교하면 최 전 원장은 최근까지 문재인 정부 감사원장으로 있다 보수진영에 갓 들어온 신참자다. 정통보수층으로서도 괴로울 때나 즐거울 때 함께 했던 홍준표 의원과 이제 막 들어온 최 전 원장을 같을 선상에서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최 전 원장은 도덕성을 정치적 자산으로 지니고 있다. 판사와 감사원장 등 공직생활을 하며 청렴하게 살았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각종 미담의 주인공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치적 자산으로서 도덕성의 효과는 제한적이란 시선도 나온다.
도덕성은 지지층을 결집할 강력한 매력 요소라기보다는 정치 지도자의 기본적 요건으로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도덕성 결격이 큰 감점요인이라 하더라도 도덕성 자체로 많은 득점을 하긴 어렵다는 뜻이다.
최근 최 전 원장은 지지도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각종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정책 홍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26일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임대차3법 등 부동산 규제완화와 주택공급 확대를 뼈대로 하는 부동산정책을 발표했다.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토지임대부 주택을 민간 분양가의 반값으로 공급하는 방안 등을 내놓았다.
최 전 원장은 27일 개인 일정으로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도 했다. 다만 ‘전두환 기념비’는 밟지 않고 지나갔다. 전두환 기념비는 전두환씨가 대통령이었던 1982년 전남 담양군을 방문했을 때 세운 것인데 1989년 광주·전남민주동지회가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5·18구묘역 입구 바닥에 묻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