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강화하며 탄소절감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가 시멘트산업의 호황과 단가 인상효과 등에 힘입어 친환경투자를 확대할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일시멘트그룹은 3월 2025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해 친환경설비에 약 2800억원 규모를 투자한다고 발표했고 우선적으로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의 30%를 감축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올해 ESG경영을 강화하면서 생산과정과 운송, 제품 모든 분야에서 친환경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시멘트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3900만 톤에 이르며 이는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5.6%, 산업부문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0%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2월 한국시멘트협회와 쌍용C&E,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삼표시멘트, 성신양회, 한라시멘트, 한일현대시멘트 등 7개 주요 시멘트 기업과 학계 전문가가 함께하는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시멘트산업의 탄소중립을 위한 논의를 이어왔다.
한일시멘트는 그동안 친환경설비를 강화해왔다.
한일시멘트의 단양 공장에서는 2011년에 완공된 폐열발전설비, 2018년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도입해 해마다 125억 원의 전기료를 아껴왔다.
또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등 순환자원 원료로 사용하는 시설도 도입해 유연탄 사용량의 35% 정도를 대체하고 있다.
한일현대시멘트도 2023년까지 영월 공장에 약 700억 원을 투자해 시간당 목표치 17.45M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폐열발전설비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완공됐을 때 연간 100억 원의 전력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일현대시멘트가 이미 한일시멘트에서 실증을 마친 에너지저장장치나 에너지순환시설 설비 등을 도입할 가능성도 높다.
증권업계는 하반기에 주택 건설경기 호황과 6월에 단행된 시멘트단가 인상의 효과로 시멘트 업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어 한일시멘트가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투자에 집중할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한일시멘트는 2021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020억 원, 영업이익 1720억 원을 낼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매출은 23.4%, 영업이익은 29.3% 증가하는 수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1년 전국 주택 분양실적은 44만세대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는 2020년보다 10만세대 가량이 증가한 것이다. 실제착공면적도 늘어나 1분기 기준 건축 착공연면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5.1% 올랐다.
한국은행은 건설투자 상승률을 2021년에 1.3%, 2022년에는 2.5%로 예측했다.
이처럼 건설경기가 앞으로도 2~3년 동안 호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시멘트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시멘트 판매가격도 5.1% 인상된 7만8800원으로 올라 7월부터 적용된다. 이는 2014년에 7만5천 원으로 인상된 이후 7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한일시멘트의 매출구조는 2021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시멘트 51%, 레미콘 20%, 드라이몰탈 25%, 기타 4%로 이뤄져 있는데 시멘트를 원자재로 사용하는 레미콘과 건설 후반부에 마감재로 활용되는 드라이몰탈의 가격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일시멘트는 동종 업계에서 가장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이번 가격 인상에서 가장 오랜 기간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일시멘트그룹은 현대시멘트를 2017년에 인수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12%대에서 20%대로, 연간 시멘트 생산량이 810만 톤 규모에서 1560만 톤 규모로 증가해 업계 1위에 올랐다.
2018년에 한일홀딩스와 한일시멘트로 회사를 분할하면서 한일시멘트그룹은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했고 한일시멘트가 2020년 5월에 현대시멘트의 지분 84.24%를 들고 있는 HLK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면서 한일현대시멘트를 자회사로 두는 인수작업을 마무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