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구동칩은 디지털 영상신호를 빛의 삼원색 RGB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하는 시스템반도체다. LCD(액정표시장치)패널, 올레드패널 등의 디스플레이 화소를 제어하는 데 사용된다.
LX세미콘의 디스플레이구동칩 최대 고객은 LG디스플레이다. LX세미콘은 LG디스플레이에 LCD와 올레드 등 TV용 대형패널용 구동칩을 주로 납품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IT기업 애플로부터 점점 더 많은 아이폰용 올레드패널 주문을 받으면서 LX세미콘의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용 구동칩 비중도 점차 커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LX세미콘에 따르면 전체 디스플레이구동칩 제품군에서 모바일기기용은 2014년 없었는데 2020년 3분의 1 비중까지 확대됐다. 모바일기기용 디스플레이구동칩 제품군이 TV용 구동칩에 버금가는 비중까지 올라온 셈이다.
더구나 LG디스플레이는 올해 9월 출시되는 애플의 아이폰13 시리즈에 올레드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올레드패널에 3조 원 이상 투자를 최근 결정하는 등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생산 확대 의지를 다지고 있다.
중국에서도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국 패널업체를 향한 LX세미콘의 디스플레이구동칩 공급이 증가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원석 연구원은 “최근 LCD구동칩의 공급부족 사태로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빠르게 LCD패널에서 올레드패널로 채택을 늘리면서 중국 패널업체 BOE, CSOT 등의 중소형 올레드패널 생산량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BOE, CSOT를 향한 LX세미콘의 매출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LX세미콘은 기존 TV용 대형올레드패널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구동칩 고객사도 다변화할 가능성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TV용 퀀텀닷올레드(QD-OLED)를 생산하면서 LX세미콘의 디스플레이구동칩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LX세미콘으로서는 LG디스플레이에 집중됐던 TV용 대형패널용 디스플레이구동칩 매출을 다각화할 기회를 맞게 된 셈이다.
디스플레이구동칩 가격은 지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시장에서 초고화질(UHD) 해상도 TV용 LCD(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구동칩 수요가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 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급부족으로 디스플레이구동칩 평균판매가격(ASP)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업계에서는 2022년에도 디스플레이구동칩 물량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디스플레이구동칩은 리드타임(주문에서 납품까지 기간)이 8~10주로 길고 디스플레이구동칩이 생산되는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LX세미콘은 디스플레이구동칩 가격 상승에 힘입어 2분기 좋은 실적을 거뒀는데 하반기에도 제품군과 고객사 다변화를 기반으로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증권사의 전망치를 살펴보면 LX세미콘은 2021년 연결기준 매출 1조9680억 원, 영업이익 383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약 70%, 영업이익은 20%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2022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 2조 원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X세미콘은 디스플레이구동칩 이외에도 여러 시스템반도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LX세미콘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전력관리반도체(PMIC), 차량용 반도체와 2차전지용 반도체시장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LX세미콘의 중장기 성장 스토리는 더없이 탄탄해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구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