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가 지난해 2분기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따른 효과로 실적이 일시적으로 증가하기는 했지만 1년 만에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것은 유통망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하이마트의 오프라인 매출 감소폭은 산업 대비(오프라인 기준) 더욱 컸다. 특히 올해 상반기 제조업체 직영매장의 전체 판매량은 상대적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돼 롯데하이마트의 실적 부진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최근 들어 소비자들이 가전에 인테리어 콘셉트가 결합된 ‘공간인테리어 가전’을 선호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제조사들의 가전 판매매출은 견조하게 성장했는데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가전제품 할인마트의 실적은 부진했다”며 “가전 양판점(할인마트)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오프라인 판매망 강화를 위해 기존 점포에 변화를 주면서 다양한 형태로 세분화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2020년부터 오프라인 점포를 체험형 매장인 ‘메가스토어’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메가스토어는 고급 가전 체험공간과 휴식공간 등을 따로 마련한 대규모 매장이다.
황 대표는 가전제품이 ‘홈인테리어’의 중심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메가스토어에 인테리어 전문업체 LX하우시스와 셀프 인테리어 전문업체인 문고리닷컴도 입점하도록 했다. 숍인숍 형태로 가전과 함께 책장, 거실장 등 소형가구을 포함해 다양한 인테리어상품을 한꺼번에 구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가전 초저가 상설 할인매장인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를 확대할 채비도 갖췄다.
롯데하이마트는 8월13일부터 서청주점 내 2층에 숍신숍 형태로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에서는 약 600종류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브랜드 제품과 이월상품, 진열상품 등을 판매하는데 최대 4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20일부터는 롯데하이마트 수지점이 일반매장에서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로 전환된다.
황 대표는 기존 매장의 형태를 체험형 매장, 초저가 매장 등으로 다양화해 고객별로 다른 선택지를 제시하면 오프라인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다변화되는 소비 트렌드와 상권에 발맞춰 맞춤형 쇼핑환경을 제안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 구성과 매장 콘셉트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온라인사업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하이마트의 2021년 2분기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19.5%로 2020년 2분기보다 4.5%포인트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의 온라인 매출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49%씩 급성장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6월 온라인몰을 일부 리뉴얼하고 새로운 테마관을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온라인은 오프라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상품마진율이 낮고 기타비용도 추가로 발생해 제품당 이익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또 오프라인 매장의 전환에도 추가 비용이 들어 단기적으로는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남성현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는 3분기 일시적으로 실적 증가가 재개될 수 있지만 4분기에는 다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온라인채널의 고성장에 따른 마진율 하락, 메가스토어 추가 출점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