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핵심사업인 반도체사업에서 중앙처리장치(CPU)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고도화한 반도체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에서도 주력은 2006~2020년 15년 연속으로 글로벌 판매 1위를 달성한 TV다.
그러나 반도체와 영상디스플레이 두 사업 모두 전장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지난해 독일 아우디에 차량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는 폴크스바겐에도 엑시노스 오토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7월에는 차량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 4AC’를 내놓고 자동차의 전장화 흐름에 타기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더욱 붙였다.
삼성전자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에서도 지난 4월 지능형 헤드램프용 LED(발광다이오드)모듈인 ‘픽셀 ED’를 출시하면서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 하만의 디지털 콕핏. <하만>
이 부회장이 하만 인수를 추진할 당시 전장분야에서 기대했던 모습을 삼성전자가 점차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나 램프를 통해 완성차 고객사와 맺은 관계를 하만으로까지 이어갈 수 있다면 삼성전자와 하만의 시너지 창출도 실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사면이 아니라 가석방으로 풀려난 만큼 직접 경영에 참여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해외순방 등 오너 경영인으로서의 역할을 향한 삼성 안팎의 기대감은 큰 것으로 파악된다.
이 부회장이 대외활동을 통해 글로벌 완성차회사들과 관계를 다지며 전장시장에서 하만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데도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시장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옮겨 가면서 전장은 거대하고 성장세가 가파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만의 주력제품인 디지털 콕핏만 따져도 시장이 수십 조 규모에 이른다. 시장 조사기관 VMR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콕핏시장은 2020년 178억5천만 달러(21조 원가량)에서 2028년 478억4천만 달러(56조 원가량)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연평균 예상성장률은 13.05%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