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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직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통화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9개월째 동결했다. 금융시장의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매파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4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힘을 잃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고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요인도 여전히 남아있다”며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고 향후 상황 변화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보다 금융시장의 안정을 우선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수출과 내수 부진을 인식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크게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국들의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에 올랐으며 증가를 억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제기되던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제동을 걸었다. 그는 “기준금리는 현재 충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지금처럼 대외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금리인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의 강경한 태도에 증권업계 일각에서 4월에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3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 하성근 위원뿐인 점도 금리 인하 전망에서힘을 빼고 있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의 자본유출 우려와 외환변동성 확대 등 기준금리 인하의 반대 논리가 될 수 있는 요인들이 많다”며 “이번 금융통화위원회 결과와 이 총재의 입장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는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경기 여건이 어렵지만 올해 경제성장률 2%대와 물가상승률 1%대를 가정한다면 기준금리를 반드시 인하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금융통화위원 4명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임기를 끝내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에 힘을 싣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다음달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수 있지만 기준금리를 내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통화위원이 4명이나 바뀌는 점을 감안하면 4월이나 5월에 기준금리를 내리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4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예상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13일 총선 이후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논의가 진행되면 기준금리 인하를 병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4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젱성장률을 하향조정하면서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