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산업  항공·물류

SM그룹 쌍용차 인수전 의지, 우오현 자금줄 SM상선 상장 흥행 절실

차화영 기자 chy@businesspost.co.kr 2021-08-11 17:05:45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쌍용자동차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계열사 SM상선의 기업공개(IPO) 흥행을 간절히 바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인수전에서 경쟁할 에디슨모터스가 국내 유력 사모펀드인 KCGI 등과 손을 잡으면서 SM그룹의 강점이던 자금력이 희석됐는데 SM상선의 기업공개가 흥행하면 우 회장이 쌍용차 인수를 위한 자금을 자체적으로 조달하겠다는 의지도 실현할 수 있다.
 
SM그룹 쌍용차 인수전 의지, 우오현 자금줄 SM상선 상장 흥행 절실
▲ 우오현 SM그룹 회장.

11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우 회장이 쌍용차 인수전에 처음 뛰어들 때부터 인수자금을 자체적으로 조달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쳐 자금조달 방법에 시선이 몰리고 있다. 

SM그룹은 2020년 말을 기준으로 2조 원이 넘는 유동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쌍용차 인수를 위해 이것저것 다 팔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SM그룹의 어떤 계열사가 쌍용차의 인수주체가 될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쌍용차 인수규모 등을 놓고 봤을 때 우 회장은 일단 삼라마이다스를 인수 주체로 앞세울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삼라마이다스는 SM그룹에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는 데다 최근 우 회장의 장남인 우기원 라도 대표이사의 지분율이 갑작스레 높아진 점도 주목을 끈다. 삼라마이다스는 우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올해 7월 우기원 라도 대표이사의 지분율이 25.99%로 높아졌다. 

삼라마이다스가 SM상선의 지분 41.37%(2800만 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탠다. SM상선 상장 과정에서 보유 지분을 매각하면 쌍용차 인수자금을 어느 정도 마련할 수 있다. 

SM상선이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코스닥시장 상장예비심사서를 보면 상장(예정)주식 수가 7963만3458주, 공모(예정)주식수가 2389만36주로 확인된다.

현재 SM상선의 발행주식 총수는 6768만8440주다. 상장(예정)주식수에서 발행주식 총수를 빼면 SM상선이 신주를 1194주5018주 발행하고 신주와 구주 비율을 50대50으로 구성해 공모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M상선의 지분은 삼라마이다스와 티케이케미칼, 삼라 등 SM그룹 3곳 계열사가 나눠 들고 있다. 티케이케미칼은 지분 29.55%(2천만 주)를, 삼라는 29.09%(1968만8440주)를 보유하고 있다.

어떤 계열사가 구주를 얼마나 내놓기로 하느냐에 따라 각 계열사가 쥐게 될 돈의 규모도 달라지겠지만 만일 삼라마이다스가 구주 매출 전부를 차지한다고 하고 SM상선의 예상 기업가치를 2조5천억 원으로 가정하면 3500억 원가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해운업황이 호황을 이어가는 데다 수요예측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더 높은 구주 매출을 낼 수도 있어 보인다.

SM상선은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7월12일에 한국거래소에 패스트트랙 제도를 활용해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으면 이르면 9월 수요예측과 청약 등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본입찰은 9월 진행될 것으로 파악된다. 

SM상선 구주매출로도 부족한 자금은 다른 계열사에서 충분히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해운이나 티케이케미칼 등 SM그룹 상장 계열사가 2021년 1분기 말을 기준으로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1535억 원이고 비상장사까지 포함하면 5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SM그룹은 최근 골프장 옥스필드CC를 매각하면서 수중에 1300억 원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우 회장은 2004년 건설사 진덕산업을 인수하며 인수합병시장에 진출한 뒤 적당한 매물을 계속 인수하며 SM그룹의 덩치를 급격히 키웠는데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대신 기존 계열사의 자금을 끌어다 쓰는 일도 많았다.

쌍용차 인수 및 운영에는 대략 8천억 원에서 1조 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SM그룹이 자체 자금력을 앞세운다면 에디슨모터슨 컨소시엄보다 시장과 채권단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모펀드는 아무래도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하다 보니 기업이나 노동자의 지속가능성보다는 효율성과 수익성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인상을 준다. 

SM그룹이 최근 들어 계열사 삼라가 보유한 ubc울산방송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쌍용차 인수전에서 완주할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는 시선이 우세하다.

쌍용차 인수에서 자칫 해가 될 만한 요인들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에서 갑작스레 ubc울산방송 지분매각에 속도를 내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의 자산규모가 10조 원을 넘으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하는데 방송법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한 대기업집단이 지상파방송 사업자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제한을 두고 있다. 

SM그룹은 2020년에 처음으로 자산이 10조 원을 넘으면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삼라가 들고 있는 ubc울산방송 지분은 30%정도다. SM그룹은 2018년에 이를 200억 원에 사들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

인기기사

삼성전자 반도체 인력 이탈 늘어난다, 원인은 ‘역피라미드 구조와 경직된 기업문화’ 김바램 기자
'틱톡 강제매각'이 메타와 구글에 반사이익 전망, 광고매출 최대 절반 뺏는다 김용원 기자
애플도 엔비디아 의존 피한다, 구글 MS 뒤따라 자체 AI 서버용 반도체 설계 김용원 기자
뉴진스 컴백 1달 앞두고 하이브-어도어 삐거덕, 민희진 '이별 결심' 대가는 장은파 기자
화웨이 포함 중국 반도체 'HBM 연합' 구축, SK하이닉스·삼성전자 대안 찾는다 김용원 기자
토스 간편결제 확장 ‘삐끗’, 내년 IPO 겨냥하는 이승건 수익성 고민 깊어진다 박혜린 기자
롯데월드타워·몰 '포켓몬타운'으로 변신, '피카츄 아트벌룬'에 '퍼레이드'까지 남희헌 기자
‘새 출발 첫 성적표’ 내는 백화점3사 CEO, 현대백화점 정지영 '판정승' 예고 남희헌 기자
SK온 수석부회장 최재원 '캐즘 극복' 주문, “대여섯 마리 토끼 동시에 잡아야" 류근영 기자
민테크 일반 공모청약 경쟁률 1529대 1, 증거금 6조 넘게 몰리며 흥행 조혜경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