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21-08-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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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가 새 게임 지식재산(IP) 확보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배틀그라운드의 높은 매출 의존도 등이 약점으로 드러난 만큼 향후 인수합병 등을 통한 지식재산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
8일 크래프톤에 따르면 김 대표는 10일로 예정된 크래프톤 상장을 발판 삼아 새 지식재산을 발굴한 뒤 게임을 비롯한 다방면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 대표가 계획한 대로 크래프톤이 향후 종합 엔터테인먼트기업으로 발돋움하려면 배틀그라운드 외에도 글로벌시장에서 먹힐 지식재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먼저 크래프톤은 국내 판타지 소설인 ‘눈물을 마시는 새’ 지식재산을 활용해 게임을 비롯한 각종 미디어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눈물을 마시는 새는 인기 작가 이영도씨의 작품으로 탄탄한 세계관을 갖춘 소설로 평가된다. 이 작가의 작품들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대만 등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김 대표는 7월 기자간담회에서 4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크래프톤 공모자금의 70%가량을 인수합병에 쓰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김 대표는 당시 “크래프톤은 글로벌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대형 지식재산 발굴에 적극 나설 것이다”며 잠재력 있는 지식재산을 갖춘 기업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대표는 크래프톤의 약점으로 꼽히는 ‘원게임(하나의 게임) 리스크’를 보완하려면 다른 흥행 지식재산을 반드시 손에 쥐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에 매출 80%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 향후 내놓을 주요 게임과 영상 등의 엔터테인먼트사업도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이 이전만큼 성공하지 못한다면 크래프톤의 전체 매출은 물론 향후 사업뱡향에도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크래프톤은 최근 일반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경쟁률 7.79대1이라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도 크래프톤의 높은 배틀그라운드 매출 의존도가 악재로 작용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크래프톤은 2020년 기준 해외매출의 85%를 아시아에서 냈다. 국가별 매출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게임업계에서는 아시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거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크래프톤도 증권신고서를 통해 “중국에서 게임규제가 확대되거나 현지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면 사업과 재무상태, 영업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관영매체 경제참고보는 중국 게임사 텐센트의 일부 게임을 예시로 들면서 게임산업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기사를 올렸다.
이 기사는 하루 만에 삭제됐지만 그 과정에서 크래프톤에 불똥이 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텐센트는 크래프톤의 2대주주이자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시장의 주요 사업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게임 개발력을 입증하면서 중국 관련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배틀그라운드 외의 흥행 지식재산 라인업을 보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