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인도에 생산공장을 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다시 나오고 있다.
기아차가 인도에 생산공장을 세우면 기아차의 다섯번째 현지공장이 된다. 기아차가 현지생산을 늘리면 판매 확대뿐만 아니라 환율변동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방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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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7일 업계에서 기아차가 인도에 생산공장을 짓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새로운 자동차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연간생산량 30만 대 규모의 공장을 인도에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기아차의 인도공장 추진설이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차가 인도에서 현지생산을 통해 승승장구하면서 기아차도 인도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2월에 현지 언론을 통해 기아차의 인도공장 추진설이 구체적으로 보도됐다.
인도의 일간지 이코노믹타임스는 기아차가 인도공장 설립을 놓고 인도 내 여러 주정부와 협상하고 있다며 3∼6개월 안에 인도 진출계획을 선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기아차가 약 6천억 원을 투자해 현지공장을 설립해 2018∼2019년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인도공장이 있는 첸나이와 멀지 않은 지역이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기도 했다. 이 지역에 현대차와 동반 진출한 우리나라 부품업체 40여 곳, 현지업체 80여 곳 등 1차 협력사가 모여 있어 기아차가 현지 생산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다.
기아차가 인도에 생산공장을 지을 경우 인도에서 현대기아차의 판매를 확대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세계 4위 규모의 자동차시장이다. 아직 인구 대비해 차량 보유 수준이 낮아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 자동차시장에서 점유율 17.3%로 현지 자동차회사에 이어 점유율 2위 자리를 굳혔다. 현지생산체제를 일찌감치 구축하면서 시장 안착에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1998년 인도에 진출한 뒤 2008년에 2공장까지 완공했다. 현재 연간 68만 대 수준을 생산하고 있다.
인도공장이 현실화할 경우 기아차의 수익성도 방어할 수 있다.
기아차는 현대차에 비해 해외생산 비중이 낮다. 이 때문에 환율 리스크 등 외부환경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현대차보다 급격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글로벌 7개 지역에 생산공장을 갖추고 있다. 미국와 중국 등 주요시장뿐 아니라 러시아와 브라질, 인도 등 신흥시장, 터키나 체코 등 유럽에도 현지공장을 돌리고 있다.
반면 기아차의 현지공장은 미국과 중국, 슬로바키아 등 3곳에 그친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9%, 기아차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8%였다.
기아차의 네 번째 해외공장인 멕시코공장은 올해 2분기에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간다.
기아차 멕시코공장은 남미지역의 생산기지 역할뿐만 아니라 북미지역 수출의 공급기지 역할도 담당하게 된다. 멕시코공장이 완전 가동되는 2018년 이후부터 기아차 국내 공장의 생산 비중이 현재의 56%에서 5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