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들이 신규원전 건설사업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배제해 한국수력원자력에 유리한 수주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발주국가별 상황에 맞추면서 단독 또는 공동참여로 원전사업의 수주 가능성을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2일 한수원 안팎 말을 종합하면 유럽 원전시장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배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한수원과 프랑스 전력공사(EDF),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3파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최근 신규원전 건설사업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판단을 내리고 제외를 결정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원전 건설사업에 참여하면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국가 중요시설을 이들 국가에 의존하게 되는 문제를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덜란드 정보기관은 보고서를 내고 러시아와 중국은 그들의 나라에 유리하게끔 국제법 질서를 변형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정부도 국가안보를 우려해 원전 건설사업에서 중국을 퇴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브래드웰B, 시즈웰C 등 2곳의 신규원전 건설사업에서 중국 광핵집단공사(CGN)의 지분참여를 배제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현재 집권당인 보수당의 대표를 지낸 이안 던칸 스미스 의원은 “원전은 영국 전력생산에서 중요한데 우리는 중국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체코에서도 친러시아 성향의 대통령이 러시아와 중국의 원전 건설사업 참여를 원했지만 야당 연합세력과 안보관련 위원회의 결정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퇴출했다.
이처럼 러시아와 중국이 유럽 여러나라의 원전 건설사업에서 배제되면서 러시아 로사톰과 중국 광핵집단공사의 입지는 줄어들고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전력공사의 수주 가능성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다른 곳은 몰라도 향후 유럽은 신규원전 건설시장에서 한수원과 프랑스 전력공사,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3파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며 “세 나라 사이 경쟁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유럽의 나라별 사정을 고려하며 한국과 미국 정부 사이의 해외원전 협력합의를 토대로 단독 또는 공동참여 방식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체코 정부가 다자 경쟁구도를 원하자 체코 원전 건설사업 수주전에는 한수원의 단독입찰로 경쟁에 나섰고 폴란드 원전 건설사업 수주전에서는 미국이 사전에 공을 들인 것이 많아 미국과 공동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정 사장은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과 사이버 보안을 강조하고 발주국가의 기업들과 협력하면서 원전생태계를 육성한다는 방식으로 원전 수주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정 사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유럽의 신규원전시장에서도 검증된 안전성, 기술 및 경제적 수월성을 토대로 끈질기게 그리고 스마트하게 입찰성공을 위한 벽돌을 하나씩 쌓아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