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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실화 소재 영화 봇물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03-04 19: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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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실화 소재 영화 봇물  
▲ 영화 '스포트라이트' 스틸컷.

상상은 대개 현실을 뛰어 넘어 앞서 가지만 때로는 그 반대도 가능하다. 현실이 상상을 초월할 때도 많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극장가에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을 살고 있다는 점을 일깨우는 영화들이다.

4일 영화통합전산망 일일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5편의 실화 소재 영화들이 포진해 있다.

한국영화로 2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둔 ‘귀향’이 2주 째 1위에 올랐다. 일제 강점기 저항시인 윤동주의 실화를 다룬 ‘동주’도 5위에 올라 조용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13시간’과 ‘스포트라이트’, ‘룸’ 등 3편의 외국영화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모두 개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외국영화들이다.

실화는 영화제작의 단골메뉴이기도 하다. “이것은 실화다”라고 선언하는 순간, 관객들은 영화 속 이야기가 아무리 허무맹랑하거나 충격적인 것이라 해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니라, 있었던 이야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열기 쉽고 그만큼 감동지수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실화(정확히는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가 관객들과 만나는 의미는 이런 효과에만 있는 게 아니다. 그저 실화가 아니라, 어떤 실화를 담고 있느냐에 따라 그것이 환기하는 메시지도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상영 혹은 개봉을 앞둔 실화 소재 영화들이 그렇다. 정치나 역사적 거대 담론부터 극한 환경 속 개인의 실존을 다룬 작품들까지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 ‘13시간’은 보스턴글로브 기자 출신 작가 미첼 주코프가 쓴 논픽션 ‘13시간: 벵가지에서 실제로 벌어진 감춰진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리비아 벵가지에서 미국 영사관을 습격한 무장 괴한들로부터 36명의 목숨을 구한 6명의 민간 용병들이 13시간에 걸쳐 벌이는 구출작전을 그렸다.

목숨을 걸고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다분히 미국적인 영웅담이지만 실화였던 만큼 사건을 둘러싼 미국과 제3세계의 정치적 시각도 담겨있다.

'스포트라이트'는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상을 받은 작품이다. 가톨릭교회에서 수십 년에 걸쳐 자행된 아동 성추행 스캔들과 이를 폭로한 보스턴글로브 탐사보도팀의 실화를 다뤘다. 저널리즘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브리 라슨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룸’도 7년 동안 감금당한 충격적인 실화가 바탕이 된 영화다. 작은 방에 갇혀 아들을 낳고 결국 탈출에 성공하는 과정을 통해 극한의 환경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고 강한 모성애를 보이는 여성의 삶을 그리고 있다.

현재 상영중인 한국영화 ‘귀향’과 ‘동주’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게 된 영화다.

귀향은 일본군 위안부 실화를, 동주는 시인 윤동주의 일대기를 모티브로 했다. 두 작품 모두 저예산 영화로 제작됐지만 가슴 아픈 역사의 기억과 상처를 환기하며 관객들의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이밖에 3일 개봉한 영화 '섬. 사라진 사람들‘은 염전노예 사건을 다룬 실화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또 세 아이를 둔 싱글맘이 여성 CEO로 변신하기까지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제니퍼 로렌스 주연 ‘조이’, 동계 올림픽 스키점프 선수의 실화를 다룬 ‘독수리 에디’ 등 다양한 실화 소재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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