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이 원재료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으로 태양광사업 수익성을 회복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
김희철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태양광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태양광발전소 매각을 추진하면서 지속적으로 차세대 태양광셀 연구개발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 김희철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 사장. |
18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데 수익성 회복 시점을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1분기 영업손실 149억 원을 거뒀는데 2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큐셀부문의 수익성 회복이 늦춰질 것이란 예상은 핵심 제품인 태양광셀·모듈의 주요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점이 근거로 꼽힌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폴리실리콘 가격 강세가 이어져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부진이 2022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몇몇 증권사들은 큐셀부문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들며 한화솔루션 목표주가를 낮춰잡기도 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해외언론 등에 따르면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신장 지역의 강제노동 및 인권침해를 이유로 신장 지역에서 생산되는 폴리실리콘 수입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수입제한 대상이 되는 폴리실리콘은 세계 생산량 59만 톤 가운데 28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공급부족으로 폴리실리콘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6월 말 기준 킬로그램(kg)당 평균 27달러를 웃돌고 있다. 올해 4월 2015년 초의 19달러를 넘어서 6년 만에 최고가격을 경신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태양광발전소 매각을 통해 3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태양광발전 매각 프로젝트가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이익 전망을 높일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하반기부터 태양광발전소 매각을 본격화해 2021년 연간 태양광발전소 매각에서만 3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희철 사장으로서는 한화솔루션에서 핵심인 큐셀부문 수익성 확보에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 전체 매출에서 큐셀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38%, 2020년 40%로 나타났다. 이 기간 큐셀부문은 기존 주력사업이었던 케미칼부문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김 사장은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마련하기 위해 태양광발전소 매각뿐 아니라 고부가제품을 위한 연구개발에도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발전소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수익성을 방어해 갈 수 있지만 주력인 태양광제품 판매에서도 원재료 상승에 대응해 확실한 수익기반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지난해부터 연구개발(R&D) 강화에 시동을 건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2.2%를 보였다. 2018년 1.3%, 2019년 1.5%와 비교하면 증가폭을 크게 키운 것이다. 올해 1분기에도 2.1%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물론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큐셀부문과 케미칼, 첨단소재부문을 합친 수치다. 하지만 한화솔루션이 태양광을 핵심사업으로 삼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큐셀부문을 중심으로 연구개발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그룹은 2025년까지 9조 원에 이르는 자금을 태양광과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사업의 연구개발, 생산시설, 운영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한화그룹 태양광사업의 중심인 만큼 김 사장은 대규모 자금을 활용해 연구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연구개발에 힘을 싣고 있는 고부가제품으로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셀(탠덤셀)’이 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하나의 음이온과 두 개의 양이온이 결합돼 규칙적 입체구조를 나타내는 물질로 기존 실리콘보다 저렴하면서도 합성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탠덤셀은 실리콘 태양광셀 위에 차세대 소재로 꼽히는 페로브스카이트를 쌓는 형태로 제작된다.
셀 위쪽에 있는 페로브스카이트부문에서 단파장 빛을 흡수하고 아래쪽 실리콘 부문에서 장파장 빛을 함께 흡수해 기존 실리콘 태양광셀보다 높은 발전 효율을 얻을 수 있다고 한화큐셀은 설명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셀은 최대 효율한계를 기존 제품보다 15%포인트(29%→44%)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2019년부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셀 연구를 시작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정부 국책과제 연구기관으로 선정되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확산정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차세대 태양광분야의 앞선 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태양광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