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당분간 파업에 나서지 않고 준법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조종사노조는 회사 측이 쟁의행위를 불법행위로 몰아가는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종사노조는 25일부터 이틀 동안 김포 효원연수원에서 대의원대회를 열고 준법투쟁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종사노조는 22일부터 정시출근 등 준법투쟁을 벌이고 있다.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대의원대회에서 준법투쟁의 참여율을 높이는 방안과 투쟁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조종사노조는 대의원대회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쟁의행위가 위법하다는 회사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조종사노조는 “회사가 쟁의행위 찬반절차가 위법하다는 주장과 선전을 담은 문건과 쟁의행위 관련 회사의 법적 조치 입장이란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조종사노조는 “쟁의행위가 불법이라는 회사의 주장은 노조의 정당한 쟁의행위를 방해해 조합원의 참여율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라며 “노동 관련법에 명시된 노조의 정당한 조합활동에 회사가 지배·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이자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조종사노조는 투표인 명부가 없어 새 노조의 찬성표가 무효표라는 회사의 주장도 반박했다.

조종사노조는 “새노조 조합원인 투표 참여자들이 직접 성명과 사번 등을 기재한 후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를 꼼꼼히 거친 후 투표를 진행했다”며 “투표인 명부가 없다는 주장은 부당한 악선전”이라고 강조했다.

조종사노조는 새노조의 찬성표를 빼면 쟁의행위가 부결됐다는 회사의 주장과 과련해 “새노조 조합원 찬성표 가운데 일부가 무효표라고 해도 과반 찬성에는 영향을 미칠 여지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23일 회사에 공식적으로 부당노동행위 중지를 요구했지만 오히려 고소고발과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며 “노조는 회사의 방해에 굴하지 않고 안전기준 준수 준법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회사는 조종사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투쟁명령 1, 2호 등 일련의 행위에 위법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관계기관에 법 위반 여부를 의뢰한 상황”이라며 “법적 판단이 내려지게 되면 조종사 주장에 대한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대한항공이 운항본부장 명의의 가정통신문을 보낸 데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대한항공은 1월 말 조종사노조 가정에 가정통신문을 보낸 데 이어 최근에도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이 서신에 회사가 어려우니 조종사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노조는 “1차 통신문 때 조종사들이 강하게 반발했음에도 다시 가정통신문을 보낸 건 조종사노조와 소통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조종사노조는 "비행으로 가족과 멀리 떨어져 있어야만 하는 조종사들의 빈자리에 반 협박성 통신문을 보내오는 회사의 행태를 자녀들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하느냐"며 "가정통신문 발송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조종사노조는 1차 가정통신문을 모두 수거해 운항본부장에게 반송했고 2차 가정통신문도 수거해 반송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