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솔루션과 인텔리안테크가 정부에서 6세대(6G) 이동통신 핵심기술 연구개발(R&D)에 힘을 싣기로 함에 따라 사업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정부가 미래 신흥기술인 6세대 이동통신기술 상용화에 힘을 쏟기 시작함에 따라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 오이솔루션(위쪽부터), 인텔리안테크 로고.
한국과 미국 양국은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5G, 차세대 이동통신(6G) 등 신흥 기술 분야의 혁신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6월23일 '민관합동 6세대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6세대 연구개발 실행계획'을 수립했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동통신 세대의 전환주기가 통상 10년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6세대의 상용화시기를 2028~2030년 사이로 예상하고 있다. 6세대 통신은 5세대보다 10배가량 빠를 뿐 아니라 이동하는 항공기랑 바다에서도 통신이 가능하게 한다.
정부는 이번 6세대 연구개발 실행계획을 발표하면서 "6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미래 신산업의 성장기반이 되는 핵심기술이기 때문에 빠른 기술개발과 국제표준 선점 등 국제시장 주도권 확보가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 초기부터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내놓은 6세대 연구개발 실행계획에는 △차세대 핵심 원천기술 확보 △국제표준·특허 선점 △연구·산업기반 조성에 대한 세부 실행계획 등이 담겼다.
정부는 차세대 핵심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모두 2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차세대 핵심 원천 기술은 초성능, 초대역, 초공간, 초정밀, 초지능, 초신뢰 등 6대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이를테면 초공간분야에서는 저궤도 통신위성을, 초정밀분야에서는 초정밀 네트워크 기술 등에 투자한다. 이 기술은 6세대 통신의 핵심기술인데 민간기업이 직접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은 분야로 꼽힌다.
특히 정부는 항공·해상·재난지역 등에서도 기가(Gbps)급 통신 이용이 가능하도록 위성망·지상망의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2031년까지 검증용·실증용 저궤도 위성 14기도 발사한다.
정부는 국제표준·특허 선점을 위해 공간 네트워킹기술과 지능형 초정밀 네트워킹기술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고 특허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전략도 제시한다.
연구·산업기반 조성을 위해 2021년 3개 대학 내 6세대 연구센터를 지정해 운영하며 국내 기업, 대학, 연구소가 공동으로 연구개발에 참여하는 형태도 확대한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차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는 디지털혁신의 근간인 만큼 6세대시대에도 국제시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민간과 정부가 함께 과감하고 도전적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민관협력을 통해 6세대 연구개발을 차질없이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을 타고 광통신용 송수신기를 생산해 판매하는 오이솔루션과 위성통신 안테나 전문업체인 인텔리안테크가 사업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오이솔루션은 광통신용 송수신기 모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로 고성능·고품질의 광 트랜시버 개발과 제조·판매를 주요사업으로 삼고 있다.
광트랜시버는 광송신과 수신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장치다. 광통신망을 연결하는 광케이블과 데이터전송을 담당하는 전송장비 사이에서 광신호를 전기신호로, 전기신호를 광신호로 바꿔준다.
광트랜시버는 무선 이동통신의 핵심이자 무선인프라 구축을 위해 꼭 필요한 부품이다. 항공, 지상, 해저 등 어느 곳에서나 무선 이동통신이 가능한 6세대 시대를 위해서는 광트랜시버의 역할이 중요하다.
오이솔루션은 광트랜시버의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2004년 미국 캘리포니아 자회사 OESA(OE Solutions America)를 세우고 2016년 일본 도쿄 자회사 OESJ(OE Solutions Japan)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2012년에는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사업' 대상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세계 브랜드 이미지 14위에 올랐다. 2020년 광트랜시버의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보였다.
이런 성과들을 인정받아 오이솔루션은 이번에 정부의 6세대 핵심기술 연구개발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공지영 NICE평가정보 연구원은 "이동통신 장비산업 규모가 2022년에서 2026년까지 연평균 43.3% 성장률을 보이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동통신 네트워크장비의 핵심부품인 광트랜시버의 수요곡선 상승세가 예상돼 오이솔루션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텔리안테크는 위성통신 안테나 개발과 생산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는 회사다. 저궤도(LEO) 위성통신사업의 핵심인 지상 안테나를 개발해 글로벌 저궤도 위성 안테나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보통 정지위성궤도(3만6천 km)보다 낮은 궤도 위치(700~2천 km)에 수십 개의 저궤도 위성을 배치해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이동통신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위성통신을 말한다.
6세대 통신은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핵심이라 저궤도 위성망을 통한 세계 통신망 구축이 꼭 필요하다.
인텔리안테크는 윈웹(글로벌 저궤도 위성사업자)과 저궤도 위성향 안테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원웹의 대주주인 바티에어텔(인도의 최대 통신사)의 서비스지역만 고려해도 인텔리안테크가 공급할 수 있는 위성안테나시장 규모는 2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인텔리안테크를 두고 이번 해외시장 진출을 발판삼아 글로벌 저궤도 위성 안테나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궤도 위성망은 6세대 통신의 핵심이기 때문에 인텔리안테크의 향후 사업의 미래가 밝다"며 "여기에 정부가 2025년까지 2천억 원을 투자해 6세대 핵심기술을 개발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실적 개선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