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1-06-29 15: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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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주력사업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분야에서 5G스마트폰용 제품의 고성능화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등 IT기기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에 관해서는 2025년까지 확실한 우위에 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부가가치가 높은 고성능 제품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하면 실적을 개선하는 데도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 경계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
29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업계 최대수준 전기용량을 갖춘 새 5G스마트폰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를 7월부터 글로벌 스마트폰기업에 공급하기로 했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는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전기 저장 및 방출을 담당하는 부품으로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적용된다.
삼성전기가 이번에 내놓은 신제품은 가로 1.0mm, 세로 0.5mm(1005) 규격에서 기존보다 20% 높은 전기용량을 구현했다. 5G스마트폰의 소형화와 고성능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5G스마트폰에는 5G통신을 지원하는 통신모뎀이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고성능 반도체가 탑재된다.
고성능 반도체에 사용되는 전력을 많이 공급하면서도 스마트폰 크기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삼성전기가 개발한 것과 같은 초소형, 고용량 적층세라믹커패시터가 필요하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의 용량을 키울 뿐 아니라 크기를 줄이는 데도 성과를 내고 있다.
앞서 올해 1월에는 5G스마트폰에 사용되는 가로 1.2mm, 세로 0.9mm(1209) 규격 적층세라믹커패시터의 두께를 기존보다 18% 줄여 선보였다. 그만큼 스마트폰 내부의 여유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삼성전기는 이런 고성능 적층세라믹커패시터를 앞세워 5G스마트폰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1209 규격 적층세라믹커패시터 신제품 역시 스마트폰기업으로 공급이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5G스마트폰시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5G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3390만 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8% 늘었다. 특히 삼성전기 주요 고객사인 오포, 비보, 샤오미가 5G스마트폰 출하량을 대폭 개선한 것으로 파악된다.
5G스마트폰의 적층세라믹커패시터 탑재량은 기존 스마트폰보다 20~30% 많은 1300여 개 수준으로 알려졌다. 5G스마트폰 수요 증가에 따라 삼성전기의 수혜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삼성전기는 이런 시장 변화를 기반으로 적층세라믹커패시터시장에서 입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2025년까지 IT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시장에서는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 적층세라믹커패시터시장 점유율에서 일본 무라타제작소가 34%, 삼성전기는 24%, 일본 다이요유덴이 14%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IT용 제품에 한정했을 때는 삼성전기와 1위 무라타제작소의 점유율 격차가 더 좁혀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기업들이 IT용 제품보다는 자동차 전자장비(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시장에 좀 더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5G스마트폰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를 비롯한 고성능 제품의 공급이 확대될 경우 삼성전기가 목표대로 IT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를 앞세워 1위와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전기가 개발한 5G스마트폰용 1005 규격 적층세라믹커패시터 신제품. 기존보다 20% 높은 용량을 제공한다. <삼성전기>
물론 삼성전기는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사업에도 함께 힘을 주고 있다.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는 IT용 제품 이상으로 신뢰성이 중요해 부가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 제품군을 고성능 제품 위주로 지속 확대하는 가운데 하반기부터는 중국 톈진의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 공장을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2022년까지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시장 2위를 달성한다는 자체 목표에 한발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 적층세라믹커패시터 매출에서 전장용 제품 비중은 2020년 5%에서 2021년 1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 실적 자체도 고성능 적층세라믹커패시터의 확대에 힘입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는 삼성전기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꼽힌다. 특히 영업이익에서 보면 적층세라믹커패시터의 역할이 크다.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3719억 원, 영업이익 3315억 원을 거뒀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를 담당하는 컴포넌트사업부가 매출의 45.9%, 영업이익의 70.7%를 각각 차지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5G통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이 확대되는 가운데 초소형·고용량 적층세라믹커패시터를 비롯한 고성능 부품의 수급이 빠듯한 상황은 장기화할 것이다”며 “삼성전기는 하반기로 갈수록 적층세라믹커패시터 수익성이 높아질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