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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지만 봄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 총재는 19일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우리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올해도 국내은행의 경영여건이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모두발언에서 “오늘은 절기상 얼었던 땅이 녹고 비가 와 봄기운이 서린다는 우수지만 춘래불사춘이란 말이 있듯이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은 아직 봄기운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들어 중국 금융시장 불안과 국제유가 추가 하락,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대단히 커졌다”며 “이런 대외리스크에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국내은행들의 수익이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올해도 기업들 업황이 크게 호전되기 어렵고 낮은 금리가 유지된다면 은행들도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은행 경영에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유럽계 은행들도 최근 마이너스금리 시행과 에너지관련 부실채권 등으로 신용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다만 국내은행들에 대해서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이 양호해 대내외 충격에 대한 흡수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가계나 기업에 대한 금융중개기능이 원활히 작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윤종규 KB국민은행장과 이경섭 농협은행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이원태 수협은행장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여건이 양호하다는 데 공감했지만 앞으로 대내외 리스크의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외화유동성 관리는 계속 유의하기로 했다. 또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기업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