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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8퍼센트 대표 이효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퍼스트펭귄"

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 2021-06-17 17: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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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8퍼센트 대표 이효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퍼스트펭귄"
▲ 이효진 8퍼센트 대표이사.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의 출범은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신생산업이 자생적 발전을 거듭하며 새로운 금융업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이효진 8퍼센트 대표이사는 17일 비즈니스포트와 인터뷰에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1호 기업으로 업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중금리 시장의 퍼스트 펭귄.' 

이효진 8퍼센트 대표이사에 따라 붙는 수식어다.

펭귄은 무리지어 생활하며 먹잇감을 구하기 위해 단체로 바다로 나가는 습성이 있다. 펭귄을 노리는 바다표범 등 상위 포식자들의 위협을 무릅쓰고 가장 먼저 먹잇감을 찾아 바다로 뛰어드는 첫 번째 도전자가 바로 ‘퍼스트 펭귄’이다.

이 대표는 P2P금융업을 통해 중금리시장을 개척했는데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에도 1호로 등록하며 퍼스트펭귄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은 세계 최초로 P2P금융을 제도권에 편입한 사례이자 국내에서 17년만에 제정된 신금융산업이다.  

8퍼센트는 9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렌딧, 피플펀드와 함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1호로 정식 허가를 받았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계와 금융당국, 언론, 정부, 국회 등 각계에서 보내준 후의에 보답할 수 있도록 8퍼센트에서 더 좋은 중금리대출과 대체투자서비스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다음은 이 대표와 일문일답이다.

- P2P금융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으로 세계 최초로 제도권에 편입됐다. 이번에 1호로 등록한 렌딧, 피플펀드 등과 함께 P2P금융의 제도권 편입을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감은?

"은행 퇴직 이후 9년 만에 다시 금융기관에서 일하게 됐다. 8퍼센트가 금융기관으로 등록됐기 때문이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로 등록되며 8퍼센트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에 따라 운영된다. 이 법안은 세계 최초의 P2P금융 전용 법률이자 국내에서는 17년 만에 제정된 신금융업법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 대표는 8퍼센트 설립 8년차에 큰 걸음마를 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시간이 다소 걸리긴 했지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소중히 여기겠다는 뜻을 보였다.

- 글로벌 P2P 금융 시장과 국내 시장을 비교한다면?

"국내 P2P금융시장은 다행히 적절한 시기에 제도가 준비되면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마련된 상황이다. 

P2P금융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금융기관들의 참여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보다 앞서 시장이 형성된 해외(미국, 중국)를 긍정과 부정사례로 참고할 수 있다. 중국은 시장자율에 따라 폭발적 초기 성장세를 이뤄냈지만 업계가 성장하는 시점에 적절한 규제 부족,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이 범람, 고객 자금보호에 취약한 구조 등으로 P2P금융업권이 사실상 사라졌다."

2020년 8월 기준으로 중국에 남아 있는 P2P금융업체는 15곳으로 불과 2년 전 2835곳에 이르렀던 것에 비해 99.5%가량 감소했다. 업체의 폐업에 따라 약 134조 원의 투자금이 아직 회수되지 않은 것으로 중국 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초기부터 정비가 이뤄지고 제도권으로 성공적으로 편입됐다. 대표적 사례로 P2P금융에서 시작해 은행업까지 진출한 소파이(Sofi)가 꼽힌다. 

소파이는 모바일은행 스타트업인 ‘젠방크스’를 인수한 뒤 2018 년 은행서비스인 ‘소파이머니’를 선보이면서 기존 은행보다 높은 예금 이자율을 적용하고 기존 은행이 계좌 유지, 자동화 기기 사용, 국내외 송금 등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전부 없앴다. 

소파이머니는 온라인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운영비용이 적게 드는 데다 다른 서비스를 통해 얻는 수익을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되돌려주고 있다."

-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으로 변하면서 기존 P2P금융과 달라지는 점이 무엇인지?

"첫 번째로 투자자 보호가 강화될 것이다. P2P금융시장 초기에 비해 시장의 자정작용이 강화되면서 더욱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물론 투자자들 또한 소액분산투자를 통해 투자상품의 위험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대출자의 선택폭이 확대될 것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기존 은행권 이용자들을 상당 부분 흡수한 것처럼 저축은행, 캐피털사 등 2금융권 고객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세 번째로 새로운 금융혁신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이후 기존에는 제한돼 있던 금융기관의 P2P투자가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핀테크기업과 기존 금융기관이 조화를 이루고 민간 주도적으로 자생적 중금리대출 활성화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 부분이다.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더욱 안정적 서비스 이용환경이 조성되고 대출자에게는 더 신속하고 유리한 한도가 제공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금융당국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에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를 기대하고 있는데 8퍼센트의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동일하게 고금리를 중금리로 전환하는 대환대출상품을 집중적으로 공급하겠다. 연간 1천억 원 이상의 가계부채 절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은행, 증권, 보험 등 다수의 금융기관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하반기 안에 관련 내용을 발표하겠다.

이에 더해 디지털 플랫폼 기반 공유경제가 확산되며 등장한 플랫폼 노동자, 즉 긱 워커(Gig worker)에 특화된 금융서비스 공급을 확장하겠다. 

8퍼센트는 이들의 현금흐름 증가에 주목해 기존 금융과 차별화된 대출상품으로 육성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내 금융소비자들에 'MUST HAVE, 8퍼센트'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인터뷰] 8퍼센트 대표 이효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퍼스트펭귄"
▲ 이효진 8퍼센트 대표이사(왼쪽)가 2019년 11월5일 서울 종로구 한 치킨집에서 박영선 당시 벤처중소기업부 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 등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통과를 축하하고 있다. <8퍼센트>

- 중금리대출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8퍼센트의 강점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는 기존 대형 금융기관과 달리 100% 온라인 플랫폼으로 거래된다. 임대료와 지점 운영비, 인력비 등을 크게 줄여 대출 원가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더욱 합리적 금리 제공을 가능하게 한다.

대형 금융기관은 자금이 들어와서 머물다 가는 기간이 길어 자금이 일정 기간 쉬게 되는 시간이 발생하는데 이는 곧 비용 발생으로 연결된다. 

반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는 온라인플랫폼에서 대출자와 투자자를 빠르게 연결하는 직거래 형식을 띠고 있다. 자금 재고관리비용도 현격히 낮아진다. 

특히 8퍼센트는 국내 1호 중금리대출 전문기업으로서 다년간 중금리 영역에 특화된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신청된 대출규모는 27조 원을 넘어선다.

이제껏 추출한 금융·비금융데이터를 융합해 기성 금융기관들과 제휴를 확장하고 중금리대출과 대체투자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것이다."

- 중금리대출시장을 개척한 퍼스트펭귄으로 불린다. 당시 생소했던 P2P금융을 선택해 중금리대출시장에 뛰어든 이유가 있나?

"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은행에서 8년 동안 근무했다. 창구에서 고객상담을 진행하며 늘 은행이 서비스하지 못하는 고객이 많이 있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특히 은행에서 금융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고객들이 20% 이상의 고금리대출을 쓰고 있었다.

이런 금융시장의 불합리함을 느끼던 중에 은행을 그만두고 친구랑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미국과 영국에서 P2P금융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아!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서비스다!’라는 확신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게 됐다."

 - CEO로서 8퍼센트를 경영하는 과정에서 힘들고 어려웠던 점도 있었는지?

"8퍼센트는 2014 년 11월 국내 1호 중금리대출 전문 플랫폼으로 설립됐다. 사업 초기에는 중금리대출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불법 사이트로 오인받아 폐쇄당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중금리대출이 금리 단층을 해소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고 금융당국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금융감독원 산하 핀테크지원센터의 도움으로 사업구조를 정비하고 서비스도 재개했다. 이어 중소벤처기업부가 P2P금융 기업에 벤처캐피털사의 투자가 가능하도록 규정을 마련하면서 P2P금융 활성화의 기틀이 마련됐다."

- 마지막으로 8퍼센트가 지향하는 목표는?

"8퍼센트가 희망하는 바는 2금융권을 이용하며 20%이상의 고금리로 힘들어던 대출자가 8퍼센트를 통해 중금리로 갈아타고 부채를 빠르게 상환한 뒤 8퍼센트에 투자자로 돌아오는 것이다.

8퍼센트의 목표는 대출자가 투자자가 되는 금융의 선순환이다."

이효진 대표이사는 2006년 포항공과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한 뒤 우리은행에 입행해 파생상품과 트레이딩 등을 담당했다.

2014년 우리은행을 퇴사한 뒤 8퍼센트를 창업했다.

한국P2P금융협회의 전신인 한국P2P금융플랫폼협회 초대회장과 한국P2P금융협회 제도연구위원회 위원장,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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