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장학금을 쾌척하며 통큰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이 이런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언론계열사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다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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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
18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장학재단은 16일 KBC방송국 5층 대회의실에서 ‘2016년 호반장학금 수여식’을 열었다.
호반장학재단은 이날 다문화 및 새터민 학생, 집안 사정이 어려운 학생, 지역 인재 등 204명의 장학생에게 4억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호반장학재단은 올해 모두 450여 명의 학생에게 총 8억여 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호반건설과 호반장학재단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고 있다”며 “장학금이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펼치는데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개인재산을 출연해 1999년 호반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지난 17년 동안 6700여명에게 약 108억 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호반장학재단은 현재 출연자산 145억 원, 평가자산 910억 원에 이르는 국내 굴지의 장학재단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호반건설이 이런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언론 계열사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은 17일 ‘호반건설 언론사유화 중단과 KBC의 언론 독립성 회복’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호반건설이 언론계열사 KBC에 부당한 지원을 한 사실이 확인돼 자본과 언론의 결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KBC광주방송은 2011년 호반건설에 인수됐고 김 회장이 KBC 회장을 겸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조선대와 광주대, 동신대 등 3개 대학에 각각 5억 원씩 기부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6월 조선대에 발전기금 5억 원을 기부하면서 2억 원은 대학홍보 등에 사용해야 한다고 용도를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대는 곧바로 KBC와 별도 약정을 맺고 기부금 가운데 2억 원을 협찬하기로 했다. 조선대는 이미 지난해 1억 원을 집행했고 나머지 1억 원은 KBC를 통해 축제를 홍보하는 데 쓰기로 했다.
광주대는 지난해 3월 5억 원을 기부받은 뒤 곧이어 KBC ‘글로벌 인재육성 캠페인’을 후원하는 약정을 맺었다. KBC는 9월까지 광주대로부터 1억9800만 원을 받기로 했다. 동신대도 KBC에 2억 원을 협찬하고 광고를 하고 있다.
이 대학들은 “KBC에 홍보비용을 지출한 것은 맞지만 호반건설에서 받은 기부금에서 쓴 것은 아니다”고 해명하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도 “김 회장이 지난해 순수한 마음으로 대학에 기부금을 냈고 그 이후로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전혀 모른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호반건설의 자금이 계열사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포착된 만큼 이에 대해 엄정한 조사와 법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자치21은 “공정거래법은 모기업의 계열회사에 대한 부당한 지원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며 “호반건설은 KBC에 대한 부당지원행위를 중단하고 KBC도 지역 중추 언론사로서 독립성을 확보해 건전한 비판과 감시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