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DG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DGB대구은행과 하이투자증권 등 계열사의 복합점포를 앞세워 수도권 공략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앞으로 서울 등 수도권에 복합점포를 늘리고 인수합병 등 외형 성장전략도 추진해 지방금융지주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8일 DGB금융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 서울 여의도 하이투자증권 본사에 대구은행과 하이투자증권 복합점포를 새로 개점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2019년 문을 연 서울 강남구 복합점포와 최근 개점한 서울 중구 복합점포에 이어 수도권 금융 중심지인 여의도까지 진출을 확대해 수도권 영업의 핵심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7일 열린 수도권 2호 복합점포 개점식에서 “DGB금융은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이다”며 “수도권 지점 개점으로 시중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대구은행과 하이투자증권 새 복합점포가 문을 연 서울 중구 DGB금융센터는 DGB생명, DGB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가 모두 모여 있는 수도권 사업의 본부 역할을 하게 된다.
김 회장은 복합점포를 중심으로 DGB금융의 수도권 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주요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자산관리 역량과 기존 수도권 고객기반을 활용할 수 있는 복합점포를 통해 자산관리서비스에 특화한다면 충분히 승부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DGB금융 은행계열사인 대구은행이 소매금융업에서 시중은행과 경쟁할 만큼 수도권 영업점을 늘리고 단기간에 고객기반을 넓히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여의도에 본사를 두고 영업을 하다 2018년에 DGB금융지주에 인수된 만큼 여전히 수도권에 많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 고객들에게 복합점포를 통해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면 대구은행을 비롯한 DGB금융 계열사들이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하면서 영업에서 시너지를 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김 회장은 현재 전국에 7개가 갖춰진 DGB금융 복합점포를 내년까지 10곳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부분의 복합점포가 수도권 중심지에 자리잡아 DGB금융의 수도권 공략에 거점 역할을 하게 될 공산이 크다.
김 회장이 DGB금융그룹의 수도권 영업 강화에 힘을 싣고 고객들에 제공하는 금융상품을 다변화하기 위해 수도권에 영업망을 갖춘 금융회사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씨티은행이 최근 소매금융업 매각을 추진하며 DGB금융그룹이 유력한 인수후보에 거론됐다.
그러나 DGB금융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업 인수는 전혀 검토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회장이 씨티은행 영업점을 확보해 은행계열사를 중심으로 수도권 진출 확대를 추진하기보다 하이투자증권을 활용한 지금의 진출전략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DGB금융지주가 김 회장의 이런 전략에 맞춰 자산관리서비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를 추가로 인수할 수 있다는 전망도 금융권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DGB금융지주는 최근 벤처투자기업 수림창업투자를 인수하며 벤처캐피털 분야에 새로 뛰어드는 등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DGB금융지주 조직개편을 통해 비은행계열사 인수합병과 신사업 추진 등을 담당하는 전담조직도 신설하며 외형 성장에 강력한 의지도 보였다.
DGB금융지주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영향을 딛고 실적과 재무구조도 모두 안정적으로 유지한 만큼 인수합병을 추진할 만한 자금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회장은 지난해까지 겸직하고 있던 대구은행장 자리를 내려놓고 DGB금융지주에서 중장기 전략 수립과 사업체질 개선 등 ‘큰 그림’에 집중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이후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지역 중심이던 DGB금융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만큼 수도권 복합점포 설립과 해외진출 등이 당분간 공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DGB금융 관계자는 “고객기반이 우수하고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복합점포를 열어 기존에 쌓은 자산관리 노하우를 살리고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