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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신동빈 정용진, 이베이코리아 품어야 할 이유도 막상막하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1-06-08 14: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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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두고 정면승부를 펼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여부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시장에서 입지가 달라지는 만큼 신 회장과 정 부회장 모두 이번 인수전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수자가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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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8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격인 만큼 신 회장과 정 부회장 가운데 통 큰 베팅을 하는 쪽이 승자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약 5조 원을 원하고 있는데 높은 가격 때문에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는 본입찰에 불참했다. 롯데쇼핑과 이마트-네이버 컨소시엄은 3조~4조 원 안팎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자금 측면에서 준비를 많이 한 곳은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2020년 11월 5개 점포를 롯데리츠에 넘겼고 올해 4월에는 8300억 원 규모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지분을 매각하는 등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자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왔다. 롯데쇼핑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올해 1분기 기준 4조2천억 원에 이른다.

반면 이마트의 현금성자산은 올해 1분기 기준 1조9천억 원에 그친다. 다만 이마트는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만큼 자금력 측면에서 롯데쇼핑이 밀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지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높은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야심차게 준비했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ON)’이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을 얻으면서 온라인시장에서 롯데그룹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올해 상반기 사장단회의에서 롯데온의 부진과 관련해 “롯데의 잠재력이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올해 4월에는 롯데온을 이끌 새 수장으로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을 영입했는데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초점을 맞춘 인사였다. 나영호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이 이베이코리아의 사정에 누구보다 밝은 만큼 인수전략과 적정 기업가치 측정 등에서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2019년에도 이커머스업체 티몬 인수를 추진했지만 가격 합의점을 찾지 못해 불발된 적이 있다. 이베이코리아까지 인수하는 데 실패한다면 더 이상 매력적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만큼 롯데쇼핑은 어느 정도 높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인수합병(M&A)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들어 야구단 SSG랜더스, 여성패션숍 W컨셉을 인수하는 등 연이어 인수합병에 성공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예비입찰에도 참여했는데 정 부회장은 여전히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1순위로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요기요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은 실사를 통해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검토하기 위해서다”며 “검토 뒤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유통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유통업계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몰 SSG닷컴은 신선식품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커머스시장 점유율은 2020년 기준 3%에 불과하다. 따라서 W컨셉을 인수해 의류분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오픈마켓으로 단숨에 영향력을 키우는 전략을 짠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그룹이 네이버와 손을 잡은 것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아우르는 압도적 1등을 차지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신세계그룹이 네이버와 힘을 합쳐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단순하게 기업가치만 계산해도 50조 원이 넘는 초대형 쇼핑연합이 만들어진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37%에 이르는 한국의 높은 온라인 침투율과 일부 플레이어의 높아진 경쟁력을 감안할 때 올해는 온라인시장 재편의 해가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이나 롯데그룹이 너무 높은 가격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베이코리아가 단순 중개 형태의 오픈마켓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인수 뒤 물류센터 등의 대규모 투자는 따로 진행해야 하는 만큼 자금 부담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신세계와 롯데는 바잉파워 및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만 삼자물류(3PL) 배송을 쓰는 기업으로 전통 오픈마켓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플랫폼 통합과 배송 편의성 향상을 위한 추가 투자가 불가피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인베이코리아 인수 자체보다 인수 뒤 시너지와 구체적 전략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롯데온의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 이마트는 SSG닷컴 외의 비식품부문의 몸집을 키워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능사는 아니며 인수 뒤 전략 방향성이 향후 롯데쇼핑이나 이마트의 기업가치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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