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규 기아 미국 판매법인장 겸 북미권역본부장 부사장이 전기차시대 미국에서 기아의 새로운 도약을 이끈다.
윤 부사장은 현재 텔루라이드 등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을 앞세워 미국에서 기아 내연기관차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데 전기차 판매 확대마저 이끈다면 그룹 내 위상도 더욱 높아질 수 있다.
▲ 윤승규 기아 미국 판매법인장 겸 북미권역본부장 부사장. |
기아 미국 판매법인은 현지시각 3일 오전 10시부터 기아의 첫 번째 전용 전기차인 EV6의 퍼스트에디션 특별 한정판 1500대의 사전예약을 받는다.
기아는 EV6 사전예약을 하는 고객에게 가정용 충전기, 충전 크레딧, 애플워치 가운데 하나를 특별 선물로 제공한다.
실제 차량 인도는 2022년 1분기 이뤄지는 만큼 6개월 이상의 시차가 있지만 기아 미국 판매법인은 EV6 사전예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EV6는 3월 글로벌 공개 이후 국내와 유럽에서 진행한 사전예약에서 크게 흥행했다.
EV6는 기아가 현대차그룹의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해 처음 출시하는 전기차로 미국 전동화 전략에도 중요한 모델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에 8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전용 전기차 생산라인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국내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에서 E-GMP 차량을 현지 생산하는 것인데 기아는 첫 번째 차량인 EV6가 성공해야 앞으로 전기차 판매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은 기아의 가장 큰 시장으로 기아가 글로벌 전기차시장 선도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시장으로 여겨진다.
더군다나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기존 예상보다 빠르게 전기차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초기 선점 효과를 얻기 위해 EV6의 성과가 더욱 중요해졌다.
기아 미국사업은 현재 윤승규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윤 부사장은 1966년 태어나 서강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 기아 북미팀장 시절 이사대우로 임원을 달았고 이후에도 기아 미주실장, 캐나다 판매법인장, 미국 판매법인장, 북미권역본부장 등 줄곧 미국사업만 이끌었다.
윤 부사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8년 9월 총괄 수석부회장에 오른 뒤 역할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인사로도 꼽힌다.
윤 부사장은 기아 미국 판매법인장을 맡고 있던 2018년 11월 기아 북미권역본부장을 겸하게 됐고 이듬해 3월에는 전무 승진 1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다.
윤 부사장은 미국에서 2019년 3월 대형SUV 텔루라이드 출시를 시작으로 중형SUV 쏘렌토, 준중형SUV 스포티지 등 SUV 중심으로 미국 판매를 크게 늘리며 정 회장의 신뢰에 화답했다.
기아는 현재 미국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기아는 5월 미국에서 도매기준으로 8만298대의 완성차를 팔아 3개월 연속 사상 최다 월별 판매기록을 새로 썼다.
▲ 윤승규 부사장이 5월18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EV6 공개행사에서 EV6를 소개하고 있다. <기아 아메리카 유튜브화면 캡쳐> |
SUV와 MPV(다목적차량)인 카니발을 합한 RV(레저용차량) 판매 비중은 올해 들어 5월까지 64%를 보였다. 1년 전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RV는 상대적으로 판매가격이 높아 기아의 수익성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 회장은 2018년 수석부회장에 오른 뒤 임원 수시인사제도를 도입해 능력과 성과 위주로 임원 인사를 시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부사장이 내연기관차에 이어 전기차까지 미국 판매 확대를 이끈다면 앞으로도 역할이 지속해서 커질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윤 부사장은 현재 기아 부사장 8명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리기도 하다.
윤 부사장은 대대적 마케팅을 통해 EV6를 알리는 데 힘을 주고 있다.
윤 부사장은 5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EV6 공개 행사를 열고 기아의 미래 전동화 전략을 담은 ‘플랜S’도 함께 소개했다.
윤 부사장은 “전기차는 매우 좋지만(very good) 기아의 전기차는 매우 매우 좋다(very very good)”며 “기아는 고객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전기차를 그들이 원할 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