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1-06-03 15: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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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롯데렌탈 기업공개(IPO) 흥행을 이끌어낼까?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롯데렌탈 기업공개 흥행을 이끌어낸다면 이후 다른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상장주관사 선정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이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하면 이를 기점으로 롯데그룹이 주요 계열사들의 기업공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롯데렌탈이 상장하게 되면 2018년 롯데정보통신 이후 3년여 만에 롯데그룹 계열사가 증시에 입성하게 된다.
롯데그룹은 2017년 지주사 출범 뒤 외식 프랜차이즈사업을 하는 롯데GRS, 영화관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쳐웍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등 계열사 기업공개를 적극 검토했지만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결과를 내지 못했다.
SK그룹과 현대차그룹 등이 주요 계열사를 연이어 상장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남았다.
이에 따라 롯데렌탈의 공동 대표주관사를 맡고 있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롯데렌탈 상장을 성공시켜야 할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롯데렌탈 상장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면 이후 롯데그룹 계열사의 상장주관사 자리를 따내는 데도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롯데렌탈 주관사 자리를 따내기 위해 비슷한 시기에 입찰이 이뤄진 경쟁사 쏘카의 상장주관사 선정 입찰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쏘카는 예상 기업가치가 3조~5조 원 수준으로 평가돼 2조 원 수준인 롯데렌탈보다도 높을 것으로 예상돼 큰 관심을 받았던 곳이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롯데렌탈을 우선순위에 두고 쏘카 입찰을 포기하면서 롯데그룹에 성의를 보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기업공개 가능성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라는 시선이 나왔다. 이러한 전략은 두 증권사가 롯데렌탈 공동 대표주관사로 선정되는 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롯데렌탈 상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꼽히는 호텔롯데 상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중요성이 크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를 설립하면서 완전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롯데지주 외에 호텔롯데도 롯데렌탈, 롯데물산, 롯데건설, 롯데상사 등 일부 계열사를 지배하는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배력을 지닌 롯데지주와 달리 호텔롯데는 일본롯데홀딩스 등 일본 자본이 지분 약 99%를 보유하고 있어 롯데그룹 국적논란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자본 지분율을 낮추고 이후 호텔롯데와 롯데지주의 합병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이 완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호텔롯데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돼 상장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 놓였다.
호텔롯데는 2015년 미래에셋증권으로 대표주관사가 정해졌다. 호텔롯데는 롯데렌탈의 최대주주(지분 42.04%)에 올라있는 만큼 롯데렌탈이 성공적으로 상장되면 그만큼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고 조달한 자금을 지배구조 재편 등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롯데렌탈 상장을 흥행으로 이끈다면 롯데그룹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이후 다른 계열사의 상장 추진 과정에서도 주관사 합류 기대를 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렌탈은 5월31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국내 렌터카업계 1위 사업자이며 카셰어링회사인 그린카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롯데렌탈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늘어난 188억 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거둔 데다 그린카가 150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 성사도 앞두고 있어 상장 흥행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또 패스트트랙제도를 활용해 상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트트랙제도는 실적이 뛰어난 우량기업의 상장예비심사를 간소화하는 제도로 심사기간이 45영업일에서 20영업일로 단축된다.
심사가 진행된 뒤 이르면 7월에 수요예측 및 공모주 청약 등을 거쳐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