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1-05-28 15: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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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배터리 핵심소재인 분리막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해외기업과 협력도 추진할까?
LG화학은 양극재에 이어 분리막사업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 배터리소재 수직계열화를 강화할 수 있고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뒤에도 높은 기업가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28일 배터리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LG화학이 일본의 한 분리막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해 분리막사업을 펼칠 가능성이 나온다.
이는 5월 초 LG화학이 LG전자의 국내외 분리막 공장을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그만큼 LG화학이 분리막사업 진출에 적극적 태도를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LG화학은 배터리소재분야에서만 세 자릿수 규모의 신입과 경력사원 채용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 모집분야를 두고 기존 사업인 양극재와 함께 분리막을 명시할 정도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주요 소재 가운데서도 분리막사업이 높은 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기업 가운데 분리막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꼽을 수 있다.
LG화학이 분리막사업 진출을 위해 배터리소재 관련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여겨지는 일본 등 해외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큰 이유다.
일본에서 대표적으로 분리막을 생산하는 기업은 아사히카세이와 도레이가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다양한 배터리소재사업 기회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조만간 구체적 계획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양극재를 직접 생산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에 공급하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은 음극재를 생산하는 대주전자재료에 대규모 지분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이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배터리 핵심소재 가운데 3가지에서 배터리소재의 수직계열화를 이룰 공산이 큰 셈이다.
앞으로 전기차시장 성장세가 기존 예상보다 더 빠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배터리소재 부족현상도 심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배터리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수요는 2020년 310만 대에서 2030년 5180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 2030년 전망치 4천만 대에서 1천만 대 이상 늘어났다.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도 같은 기간 139GWh(기가와트시)에서 3254GWh로 23배 이상 뛸 것으로 예상됐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25일 '차세대 배터리 세미나 2021(NGBS 2021)'에서 "배터리의 중요한 소재를 잘 조달하고 준비하는 것이 가격 경쟁력에 중요한 상황"이라며 "소재분야에서 향후 공급망을 강화하는 것이 국내 배터리기업들의 주요 과제다"고 바라봤다.
LG화학이 높은 성장성을 갖춘 배터리분야에서 소재사업의 자체역량을 확보한다면 향후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해외 투자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LG화학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25일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는 보고서에서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은 LG화학 기업가치에 큰 할인요소가 될 것”이라며 LG화학 목표주가를 47%가량이나 낮춰 잡았다.
크레디트스위스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뒤에도 LG화학이 다른 투자를 위해 기업가치가 높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추가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LG화학이 배터리소재 경쟁력을 갖추면 상장을 앞둔 LG에너지솔루션의 사업 이외에도 LG화학의 미래 기업가치를 전기차시장 성장과 바로 연결할 수 있게 된다. 배터리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르면 올해 8월 상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해외 투자업계의 의견과 반대되는 시선도 많다.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이 LG화학의 연결실적으로 계속 반영되는 데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사업 이외의 LG화학의 자체 배터리소재사업의 경쟁력에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LG화학은 물적분할 결정 당시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뒤에도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70% 이상 보유하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가치가 올라가면 이득을 보는 주체는 LG화학"이라며 "추가 배터리소재 확장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및 인수합병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LG화학이 다른 국내 배터리소재업체와 비교해 낮게 평가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