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1-05-25 16: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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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천 에이케이에스앤디 대표이사가 애경그룹 유통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25일 애경그룹 안팎에 따르면 에이케이에스앤디가 백화점과 쇼핑몰 매장 브랜드를 AK플라자로 일원화한 것을 두고 디지털 전환을 통해서 유통사업 되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한 밑작업으로 파악된다.
▲ 김재천 에이케이에스앤디 대표이사 부사장.
에이케이에스앤디는 최근 AK&과 AK플라자로 나눠져 있던 매장 브랜드를 AK플라자로 일원화하면서 향후 AK플라자의 디지털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올해부터 AK플라자 백화점을 중심으로 온라인 AK몰과 라이브방송 플랫폼 그립 등을 통해 라이브방송 콘텐츠를 송출해 20~30대 젊은고객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AK플라자 백화점 매장들은 최근 몇년동안 명품 브랜드 유치경쟁에서 밀리게 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라이브방송과 같은 새로운 마케팅 수단을 도입해 의미있는 성과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백화점 매장에서 만들어낸 성과를 쇼핑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김 대표가 추진하는 디저털 전환의 첫 번째 결실은 올해 8월 개장하는 AK플라자 광명점에서 볼 수 있다. AK플라자 광명점은 가상현실 콘텐츠 체험공간과 라이브방송센터, 배송기지 등을 갖춘 미래형 매장으로 조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케이에스앤디 관계자는 "광명시는 경기도 서남권 쇼핑 중심지가 될 잠재력을 지닌 도시다"며 "AK플라자 광명점은 미디어와 쇼핑이 결합한 체험형 쇼핑몰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에이케이에스앤디는 당초 경기 광명시에 생활밀착형 쇼핑몰 AK&을 개장하려고 했으나 이번 일원화정책에 따라 계획을 변경했다.
김 대표가 이런 변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전임 대표 시절 추진됐던 공격적 쇼핑몰 확장정책이 코로나19로 벽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에이케이에스앤디는 2018년부터 침체된 유통사업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지역상권 특화 쇼핑몰 AK&을 적극적으로 늘렸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에이케이에스앤디는 2020년 매출 2131억 원, 영업손실 221억 원을 내 2019년보다 매출은 14.3% 줄고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에이케이에스앤디는 재무상태가 취약한 까닭에 버티기 전략을 선택하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케이에스앤디는 자본잠식 상태가 11년째 지속되고 있다. 에이케이에스앤디는 2007년 삼성플라자를 인수한 뒤 2008년부터 적자를 냈고 2009년 이후 자본잠식에 빠졌으며 2020년에는 자본잠식 비율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부진을 그동안 지주사 AK홀딩스를 비롯한 애경그룹 계열사들이 뒷받침해왔지만 2017년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2019년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일본여행 감소,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해외여행 및 면세업 부진으로 그룹의 두 기둥인 애경산업과 제주항공이 부진에 빠지면서 더 이상 그룹이 에이케이에스앤디의 뒤를 봐줄 수 없게 됐다.
AK홀딩스는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6191억 원, 영업손실 2221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30.3% 줄고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에 애경그룹은 뿔뿔이 흩어져 있던 그룹 유통사업을 한데 모아 김 대표에게 맡기면서 에이케이에스앤디를 부진에서 건져내야 하는 과제도 함께 부여했다.
애경그룹은 지난해 AK플라자 평택점 운영사 평택역사를 에이케이에스앤디에 흡수합병시켰다. 이어 12월에는 마포애경타운 경영을 김 대표에게 맡기면서 유통계열사 경영을 일원화했다.
애경그룹은 지난해 5월 사장단 인사에서 이석주 전 제주항공 대표를 지주사 대표로, 11월에는 김재천 전 제주항공 부사장을 유통계열사 대표로 선임했는데 두 사람은 2017년 제주항공에서 한 차례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
그룹에서는 두 사람이 제주항공을 저비용항공사 1위 자리에 올려놓은 실력을 애경그룹 유통사업에서도 발휘해주기를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올해 3월 에이케이에스앤디 대표 취임 100일 기념사에서 "속도와 유연함이 필요한 시기다"며 "빠른 의사결정과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