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죤 오너 일가의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이번에 남동생이 누나를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이윤재(82) 피죤 회장의 아들 이정준(미국명 마크정준 리, 49)씨는 누나인 이주연(52) 피죤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3일 고소고발했다.

이정준씨는 피죤이 2011년부터 자금난을 겪고 있는데도 이 대표가 정관을 개정해 이 대표 본인에게 35억 원, 이 회장에게 70억 원, 어머니인 안금산씨에게 10억원 등 임원보수를 과다 지급해 121억 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피죤이 거래업체와 짜고 물품을 비싸게 구입해 리베이트를 받았으며 이윤재 회장의 개인 부동산관리회사인 ‘피죤양행’에 지급하는 임차료를 대폭 올리는 수법으로 12억 원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씨는 “누나가 업무상 배임행위에 관한 손해배상소송 과정에서 손해배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내 이름(이정준)을 피죤 주주명부에서 삭제해 221억 원 상당의 피해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미국으로 유학간 뒤 현지에 적응하느라 국내재산은 가족들이 관리해 주고 있었는데 몇 년 전부터 피죤 경영체제와 지분구조가 바뀌면서 가족들이 내 재산을 태하는 태도도 달라졌다”며 “주주로서 피죤 경영이 건전하게 되도록 하려 했지만 누나와 나머지 가족들이 상습적으로 위법행위를 해 고소고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누나를 포함한 가족들은 상습적으로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으며 과거 잘못에 대해 겉으로 반성하는 척하며 사법부와 검찰을 조롱하고 있다”며 “검찰은 누나를 출국금지하고 엄중히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피죤 오너들의 골육상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정준씨는 2014년 말에도 누나를 상대로 “아버지의 횡령과 배임 책임 중 일부는 그 기간 회사를 경영한 누나에게 있다”며 주주를 대표해 6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는 이주연 대표의 책임을 70%로 판단하고 회사에 4억2852만원을 지급하라고 지난해 12월 판결했다.

이윤재 회장은 이은욱 전 피죤 사장을 청부폭행한 혐의로 2011년 12월 법정구속돼 10개월 동안 복역했다. 이주연 대표는 2011년 10월 피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 회장은 회삿돈 113억원에 대한 횡령배임혐의로 다시 기소돼 2013년 11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아들 이씨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이 본인이 명의신탁한 것이라며 소유권을 주장하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하기도 했다.

재계 일각에서 최근의 사태와 관련해 ‘부녀승계’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아들 이정준씨가 경영권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정준씨는 그동안 회사뿐 아니라 언론에서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 미국에서 머물며 현지 대학교수로 재직했다는 것만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빈자리를 누나인 이주연씨가 메우게 되자 대주주인 아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소송 등을 계기로 경영권 확보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